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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개발, 인력난보다 심각한 젊은층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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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개발자 되겠다면 개발자도 말려

[김국배기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고 하면 심지어 개발자들도 말린다'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젊은 층의 외면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더 이상 20대 초·중반의 젊은 개발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업계의 목소리까지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W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당연시되는 야근과 열악한 업무환경 등 '개발자가 되면 고생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인력난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늙어가지만 '젊은피'는 수혈되지 않는다"며 "SW 기업의 동력이나 마찬가지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줄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업 차원 대책 마련해도 한계 여실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SW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자구책을 실현해 왔다.

SW 기업들은 복지 정책 등을 강화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했고 단순히 야근을 지양하는 차원을 넘어 여러 제도까지 도입하며 '개발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대표 오재철)는 2년 이상(사원, 대리급은 3년 이상)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연차와 별도로 매년 15일 간의 휴가와 휴가비를 제공하는 '방학 제도'를 운영중이고 날리지큐브(대표 김학훈)는 재충전(Refresh) 휴가제도를 마련해 만 7년 이상 근속자에게 한 달 간의 유급휴가와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제니퍼소프트(대표 이원영)는 1일 7시간, 주 35시간 근무를 비롯, 글로벌 IT 기업도 부럽지 않을만한 복지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SW 기업들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찾는데 크나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꿈같은 복지를 제공하는 몇몇 기업조차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구하기가 결코 녹록치 못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SW직업 인력고용 동향'에 따르면 SW 개발 전문가의 경우 10~200인 미만 사업체 구인 인원 중 3분의 1을 충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SW 업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 SW 기업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기업들이 SW산업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면서 소프트웨어 인력들의 이동도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 SW 업체 관계자는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붙잡기 위해 신입사원 연봉을 올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 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3~4년 경력을 쌓으면 대기업으로 가버리는 것을 탓할 수도 없고 신입 사원 교육에 들인 비용만 손실이 된다"고 설명했다.

◆ 소프트웨어 인재 푸대접 받는 구조 고쳐야

SW 업계는 소프트웨어에 인재가 모이지 않는 이유를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해 봤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토양'에서 찾는다.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푸대접을 받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같은 구조를 만든 근본적 원인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고 발주해서 쓰는 방식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나 패키지 구입을 통한 사업은 거의 없고 시스템통합(SI) 방식에 크게 의존해 온 부작용이 SW 인력난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관한 문제도 여기서 파생됐다. 소프트웨어 소유권을 개발사에 주지 않고 개발을 의뢰한 기업이 갖다보니 개발사는 같은 제품을 다른 회사에도 판매할 수 없다.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변형해 다른 곳에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이 거의 없는 것도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푸대접'의 현실을 반증한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는 "중소 SW업체가 소프트웨어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M&A는 커녕 대기업이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그런 식으로 고사하기 쉬운 SW 업체에 누가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창업 신화가 젊은 인재들을 계속해서 SW 창업으로 끌어 들이는 동인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창업자는 모두 구글에 인수되면서 가치를 인정 받았었다.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는 "소프트웨어의 기본은 사람이며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없다는 점은 장기적으론 공멸하는 길"이라며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고 개발자가 돈을 벌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SW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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