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페이스북이다. 월간 액티브 이용자 수만 11억 명을 넘는다. 트위터, 구글 플러스도 월간 이용자 수 5억 명을 웃돈다.
이들에 비하면 링크드인의 이용자 수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지난 1월 2억 명을 간신히 넘어섰다. 페이스북과는 아직 비교할 수준도 못되며, 트위터나 구글 플러스와 비교해도 절반에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 쪽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모바일 사업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과 달리 링크드인은 탄탄한 매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최대 강점은 탄탄한 매출 포트폴리오
링크드인은 지난 3월 마감된 2013년 1분기 매출액이 3억2천47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억1천8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이며, 작년 같은 기간 매출(1억8천800만 달러)에 비해 72% 상승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2012년 4분기 매출액 3억300만 달러에 비해서도 7% 가량 증가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익도 45센트로 월가 전망치(주당 31센트)를 넘어섰다.
2003년 첫 출범한 링크드인은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2009년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09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52% 이상 증가했지만 400만 달러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채용 솔루션 사업 등을 통해 B2B 영업을 확대하면서부터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2010년 2천만 달러 가량 흑자를 낸 것을 신호탄으로 2011년 2천580만 달러, 지난 해는 5천680만 달러 가량 영업익을 올렸다. 매출 역시 2010년 102%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매년 100%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분기별로 나눠봐도 링크드인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링크드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순히 매출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매출 포트폴리오 역시 잘 구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부분이 링크드인의 진짜 경쟁력이다.
이는 지난 해 5월 상장 이후 계속 광고 매출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 온 페이스북과 비교해보면 그 강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페이스북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광고 매출 비중이 85%에 이른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전형적인 B2C 기반 SNS기업이면서도 모바일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뉴스피드 개편과 페이스북 홈 등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모바일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안시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링크드인은 B2B 사업인 채용 솔루션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B2C 성격이 강한 유료회원 사업 등을 통해서도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0년 이후 채용 솔루션 부문이 주수익원
링크드인의 수익 모델은 ▲채용 솔루션 ▲마케팅 솔루션 ▲유료회원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채용 솔루션(Talent Solutions)은 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할 때 공고를 내거나 필요한 인력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솔루션을 말한다. 마케팅 솔루션은 링크드인 사이트 내에 게재되는 각종 디스플레이 광고 등을 의미한다.
반면 유료회원은 링크드인의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료를 통해 올리는 수입이다. 링크드인은 현재 유료외원 등급별로 월 25~100달러 가량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2008년 까지만 해도 유료회원 부문이 전체 매출이 45%에 달했다. 반면 대표적인 B2B 상품은 채용 솔루션 매출은 22%로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2010년 채용 솔루션 매출 비중이 42%로 부쩍 늘어난 반면 유료회원 수입은 28%로 뚝 떨어졌다. 그 때 이후 채용 솔루션 쪽이 링크드인의 주 매출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역시 채용 솔루션은 총 1억8천3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마케팅 솔루션이 7천400만 달러(23%), 유료회원 6천500만 달러(20%) 등이 링크드인의 주된 수익원이다.
이처럼 링크드인인 B2B 사업인 채용 솔루션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이트 내 광고와 유료 구독 수입도 만만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의 비즈니스 모델 차이는?
페이스북이 전형적인 B2C형 SNS라면 링크드인은 B2B 대표주자다. 매출 구성 역시 B2B 서비스인 채용 솔루션 쪽이 중심 축을 이루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마케팅 솔루션과 유료 구독 수입까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형성한 것 역시 링크드인의 강점이다.
하지만 링크드인의 장기 성장 전망에 힘이 실리는 요인은 따로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가 지난 해 6월 '링크드인은 어떻게 이력서를 현금출납기로 탈바꿈시켰나(How Linkedin Has Turned Your Resume into A Cash Machine)'란 기사를 통해 잘 분석해줬다.
포브스는 페이스북의 매출이 "이용자들이 사이트를 방문할 때만 발생하는 구조"인 반면 링크드인은 "이력서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비교했다. 이용 시간이 아니라 정보를 돈으로 바꾸는 구조란 얘기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페이스북의 전체 매출 중 85%가 광고 수익이다. 잘 아는 것처럼 광고는 이용자들이 사이트에 끊임 없이 머물러야만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물론 페이스북은 이런 면에선 분명 장점을 갖고 있다. 일단 이용자 규모가 11억 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또 월 평균 이용 시간 역시 405분에 이른다. 반면 링크드인은 월간 이용 시간이 21분에 불과하다.
문제는 링크드인은 2억 개를 웃도는 이력서가 매출의 원천인 반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광고를 눌러줘야 돈이 생기는 구조란 점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광고를 누르는 확률은 2천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광고 2천 개 당 한 개 정도만 누른다는 얘기다.
정보 소비의 중심 축이 모바일로 넘어가게 되면 두 비즈니스 모델의 격차는 더 도드라지게 된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선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페이스북 홈' 같은 새 상품을 내놓는 것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링크드인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쉽게 접속하게 될수록 더 많은 매출을 끌어낼 수 있다. 현재 링크드인 가입자 중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는 비율은 20%를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규모 면에선 페이스북에 훨씬 뒤지는 링크드인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껏 높아진 투자자 눈높이 맞추는 게 과제
덕분에 링크드인은 올 들어 4개월 동안 주가가 83%나 상승하면서 200달러를 웃도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2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링크드인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양호한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망치에 기대에 다소 못 미친 때문이다.
링크드인은 오는 2분기 매출 증가율이 50~52%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3년 전체 매출 역시 47~50%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정도만 해도 괜찮은 실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 고성장세에 익숙했던 투자자들은 이런 발표에 다소 실망감을 나타냈다.
제프 와이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링크드인 경영자들이 신경쓰는 대목도 이런 부분이다.
이날 링크드인 경영진들은 이용자 수와 페이지 뷰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 초 2억 명을 돌파했던 링크드인 이용자 수는 현재는 2억2천5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1분기 동안 1천600만 명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강조한 부분은 페이지 뷰 증가세다. 페이지 뷰가 지난 해에 비해 63% 가량 증가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모바일 이용 증가분이라고 링크드인 측이 강조했다.
최근 애플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기업이 지속적으로 100% 이상의 고성장세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몇 년 동안 '거침 없는 하이킥'을 계속해 온 링크드인 역시 애플과 비슷한 고민을 안게 됐다.
과연 링크드인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까?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늘 "무엇을 내놓든 그 이상을 요구하는" 성향이 있다. 링크드인이 이런 기대감까지 충족시켜 줄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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