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종합편성채널 사업 승인 과정에서 불법적인 절차가 있었다면 오는 10개월 후로 예정된 재승인 심사 시 승인 취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주최한 '종편 재승인 심사,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방송 업계 전문가들은 허술했던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종편에게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했는지 여부가 10개월 후 재승인 심사 시 핵심이 돼야하며 종편 승인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반드시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종편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최 교수는 특히 종편의 밀실 불법 심사 및 특혜와 관련해 핵심자료로 지목되고 있는 중복 참여 주주현황과 종편의 모기업인 신문사 주요 주주들의 출자 내역 등은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적 절차가 있었는지 여부도 재승인 심사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는 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도 "종편에 출자한 기업이 종편 사업자에게 원금 보장을 요구하는 등의 이면 계약서가 있는지 여부가 드러난다면 재승인 기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경우 사업자가 승인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에 숨긴게 있다는 얘기"라며 "드러날 경우 재승인 심사와 동시에 종편 특혜 축소를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종편 재승인 심사에 포함돼야 할 사항들로 ▲종편의 사업계획서 이행실적 ▲방송심의 결과 ▲불공정거래 여부 ▲재정능력 ▲비계량적 평가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종편 4사는 사업 승인 당시 언어순화, 일정비율의 공익프로그램 제작, 균형잡힌 편성 등을 사업계획서로 제출했으나 막말이 난무하고 시사프로그램 비중만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승인 시 1천점의 점수 중 725점이 비계량적 기준으로 심사위원의 정치 성향 등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재승인시에는 비계량적 점수 비중을 최소화해야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과거 iTV가 재정 능력 부족으로 재승인을 받지 못한 바 있다"며 "종편은 한 업체당 수백억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시청률을 올려야 해 편향적인 시사 프로그램이 난무하고 모기업 신문사를 통한 약탈적 광고 영업이 행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지성 정책국장도 "종편이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등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은 저조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이는 공적 책임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석기 의원은 "조만간 종편특혜환수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종편에게 부여한 일체의 특혜를 환수하는 한편 각종 심의 규정 위반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가 내린 제재조치 등을 재승인 심사 기준으로 엄격히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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