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대기업과 1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2·3차 협력사까지 확산시키기 위한 '산업혁신운동 3.0'이 공식 출범했다.
이번 운동에는 삼성·현대차 등 11개 대기업이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향후 5년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천55억원을 출연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산업혁신운동 3.0 출범식'을열고, 삼성·현대차·포스코·LG·현대중·두산·SK·롯데·한화·KT·효성 등 11개 대기업과 재원출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크게 동반성장 투자재원(1천730억원)과 대기업 자체 사업(405억원)으로 나뉜다. 그룹별로는 삼성(650억원), 현대차(500억원), 포스코(250억원), LG(150억원), 현대중공업(130억원), SK(100억원), 두산(100억원), 롯데(75억원), 한화(50억원), KT(25억원), 효성(25억원) 등이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힘을 보탠다. 현재까지 루멘스, 티케이케미칼 등 16개 중견기업이 5년간 8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총 출연기금(2천135억원) 중 약 25%에 해당하는 505억원(동반성장 투자재원 430억원, 대기업 자체사업 75억원)은 협력사가 아닌 포스코 QSS 사업 등 미연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산업혁신운동 3.0'은 1970~80년대 개별기업의 성장에 집중했던 공장새마을운동(1.0)과 대기업·1차 협력사 중심의 성과공유제(2.0)를 발전시킨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이다. 2·3차 협력사까지의 지원확대를 통해 최근 엔저 등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혁신운동 3.0은 2·3차 협력사 중심의 동반혁신 활동을 전개하는 새로운 동반성장 패러다임"이라며 "특히 민간 자율적으로 추진되며, 동반성장의 혜택을 2~3차 이하 협력사는 물론 대기업과 연계가 없는 중소기업까지 대폭 확대해 산업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금을 통해 향후 5년간 매년 2천여개씩 약 1만여개의 2·3차 중소기업들의 생산성·기술 지원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10인 이상 중소제조기업의 약 15%, 뿌리기업(제품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도금, 금형, 용접, 주물 등의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울러 산업부, 고용부, 중기청이 협업해 참여 2·3차 협력사에 대해 R&D(연구개발), 클린사업장 조성, 인력양성 등 10여개 정부사업을 연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중소기업 1인당 노동생산성을 약 50% 이상(2011년 9천900만원→2017년 1억5천만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뿌리산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 역시 2배 이상(2011년 8천600만원→2017년 1억5천만원)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번 산업혁신운동은 대기업 지원 하에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멘토링을 수행하고, 외부 컨설턴트·기술전문가 등과 함께 공정·경영분야 등 혁신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1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간 성과공유협약을 체결해 원가절감 등 혁신활동의 성과를 참여 2·3차 협력사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운동의 추진을 위해 대한상의 내에 중앙추진본부가 설치됐으며 중견련, 산단공, 생산성본부, 5개 업종단체(자동차협회, 전자진흥회, 디스플레이협회, 기계재단, 석유화학협회) 등 8개의 단체별 추진본부를 운영한다. 중앙추진본부 본부장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대기업의 2·3차 협력사는 대기업이 자체 추진하거나 중앙·단체 추진본부에 위탁하며, 대기업 비(非)협력사는 중앙·단체 추진본부가 혁신사업 운영을 관리할 계획이다.
중앙추진본부 사무국은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산업부, 산단공, KPC, 대중소협력재단 등 15명으로 구성되며 특히 삼성과 LG는 혁신사업 운영을 위해 직접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날 윤상직 장관은 축사를 통해 "3.0 운동은 상생협력의 지평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해 우리 산업계 전반의 생산성 혁신을 선도, 동반성장의 역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다수의 대기업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운동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협력운동이자, 정부 부처간 협업의 롤모델"이라며 "대기업과 1차 협력사들이 이번 운동의 성과를 협력업체가 최대한 향유할 수 있게 납품단가 인하로 연결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내수와 대외교역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모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역량이 한데 모아질 때 최고의 품질이 구현되고 최고의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운동에 참여하는 2·3차 협력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사전진단을 통해 생산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야별 전문가를 파견해 개선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인력, 자금, 기술면에서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혁신운동3.0 추진본부는 홈페이지(www.iim3.org)를 통해 신청방식과 모집일정 등을 공고, 다음달까지 참여기업을 1차 모집할 예정이다. 이어 8월부터 내년 5월까지 1단계 혁신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와 관련 이날 출범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산업혁신운동3.0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대중소 상생을 달성하려면 업종 전반으로의 확산과 보다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대한상의는 이번 운동의 전국적 확산을 위해 지방상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상직 장관과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측 관계자와 한기선 두산 사장, 채정병 롯데 사장, 강호문 삼성 부회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방한홍 한화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최병구 현대중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일영 KT 사장, 김종식 LG 사장, 김재열 SK 부회장 등 11개 기업 대표와 중견·중소기업 CEO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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