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허준, 정미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오는 8월 실시할 주파수 경매를 혼합경매 방식으로 결정한 가운데 통신사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막바지 물밑 작업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지난 27일 주파수경매 자문위원회를 거쳐 미래부 전파정책국이 확정한 경매방안을 결재했다.
미래부가 확정한 경매방안은 기존 1안과 3안을 보완한 4안(1+3안)으로 ▲KT 1.8㎓ 인접대역 할당 배제안 ▲KT 1.8㎓ 인접대역 할당 포함안 등 두가지를 경매 테이블에 올려두고, 경매 참여자들이 입찰가격을 높게 써낸 방안을 최종 경매방안으로 선택하는 혼합방식이다.
당초 미래부는 장관 결재를 받은 27일 오후 쯤 경매방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등 국회 일부에서 '경매안을 야당 측에 설명하지 않았다', '밀실행정'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경매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따라 4안 경매의 득실을 따지던 통신사들은 자신들에 유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찾아온 것.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국회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KT 인접대역은 할당 이후 심각한 경쟁왜곡 및 이에 따른 소모적인 비용경쟁 등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금번 할당에서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책적인 이유로 KT 인접대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 모든 사업자들의 공정한 입찰기회를 부여하고 천문학적 경매과열 및 시장왜곡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KT가 인접대역을 할당받는 조건은 구조적인 경쟁 불균형 환경을 발생시켜 LTE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유린하고 산업발전과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한 부적절한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4안은 정부의 주파수 할당정책을 사업자의 돈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안"이라며 "정부가 과열 경매와 양 재벌 통신사의 담합을 조장하는 무책임하고 소신 없는 할당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높은 할당대가를 지불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여전히 광대역 커버리지 제한 조건이 동일하게 포함돼 있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이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측 미방위 간사 조해진 의원은 공청회 개최 여부 논의를 위한 미방위 일정이 잡힐 가능성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유승희 간사가 공청회 개최를 요청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미 정부의 주파수 할당계획이 확정발표 단계에 와 있는데 지금 와서 공청회를 하자고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다들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파수 경매안 발표를 앞두고 이통 3사가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극한 대립을 보여왔다"며 "이통사의 입장과 주장을 대변하기보다는 국민편익, 주파수 효율성을 고려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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