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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노는 TV주파수에 사활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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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권기자] TV방송용 주파수 중 노는 주파수(TV White Space, 이하 TVWS)를 이용해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구글의 무선인터넷서비스 전략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구글의 TVWS 데이터베이스(DB) 운영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미국 전역에서 지역별로 사용할 수 있는 TV 유휴주파수 대역을 조사해 DB로 구축해왔다. 이 DB를 FCC가 45일간 테스트한 후 사용 승인을 해준 것이다.

FCC의 허가로 구글의 TVWS 사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검색제왕이자 모바일 플랫폼 강자인 구글이 노는 TV 주파수에 목 매는 까닭은 무엇일까?

◆구글천하 전략, TVWS에서 답 찾다

그 답은 세상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로 만들려는 구글천하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지구촌이 하나의 인터넷 생태계로 묶여질 경우 이를 통해 구글이 얻는 이점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통신사도 아닌 구글이 세상을 하나로 묶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 각지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이들이 구글을 도와줄리 없다.

구글이 그 해법으로 찾은 것이 TV 유휴주파수(TVWS)다.

TV방송이 2000년대 후반 들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각국 방송업계는 기존에 사용했던 저대역 주파수를 반납했다. 이중 일부 대역은 통신용 주파수로 할당됐으나 나머지 대부분은 사용처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는 TV 주파수가 전세계적으로 포진해 있다. 구글은 이 TVWS를 활용해 글로벌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즉 3G 등 이동통신망이 갈 수 없는 지역까지 TVWS 기반 무선인터넷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는 것.

구글은 이를 위해 미국에서 2008년부터 FCC를 상대로 TVWS에 '시분할 방식 다이나믹 주파수 공유' 채택을 주창했다. 이는 하나의 주파수를 용도에 따라 시간대로 나누어 여러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개념이다.

FCC는 통신사에 데이터 서비스용 주파수로 TV 주파수를 할당한 후 2010년 구글이나 MS, HP 등 업체가 일부 유휴주파수를 비면허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주파수 개방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방송업계가 이를 반대했다. TVWS 개방시 인접 주파수를 이용중인 자사 서비스에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FCC는 해결책으로 구글 등에 기존 TV용 주파수를 간섭하지 않는 TVWS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도록 요구했다.

이번에 승인받은 구글 DB는 이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구글은 TVWS DB 운영 허가로 앞으로 미국전역에 비면허 주파수를 이용해 슈퍼와이파이(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통신-방송사 우회전략, 구글 생태계 강화에 초점

구글은 미국 뿐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TVWS를 활용해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의 슈퍼와이파이 서비스는 인터넷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현재 구글은 네트워크와 단말기 영역에서 기존 기득권 사업자의 통제를 강하게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업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은 이런 변수를 최소화 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끌고가기 위해 기존 사업자망 대신 자가망 또는 와이파이망을 이용하는 네트워크 우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광섬유기반 자가망을 구축해 초고속인터넷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나 대형 풍선을 성층권에 띄워 지구촌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구글은 이 외에도 저개발국을 겨냥해 위성망 구축사업을 하는 오쓰리비네트웍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아시아 국가를 하나로 묶는 해저광케이블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려는 구글 인프라 사업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 청사진이 완성될 경우 구글은 지구촌에 강력한 구글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플랫폼(안드로이드)과 콘텐츠(구글 플레이) 부분의 주도권은 이미 확보했고, 단말기(모토로라)와 네트워크(TVWS) 부문도 슈퍼와이파이 서비스가 구현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다.

그동안 가장 더디게 진행됐던 슈퍼와이파이 서비스가 TVWS DB 운영 허가로 첫발을 내딛게 돼 급진전될 전망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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