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서비스 7개월에 접어든 '아키에이지'가 무료 접속이라는 강수를 두고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5년의 개발기간, 500억 이상의 개발비, 국내 게임계 대부(代父)라 할 송재경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아키에이지는 높은 자유도와 치밀한 경제 시스템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최정수를 맛볼 수 있는 게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아키에이지가 월정액제 모델을 버리고 무료 접속을 선택했다.
4일 엑스엘게임즈 김보성 실장은 "지난 3일 무료 접속이 가능한 요금제 아키라이프를 시작했다"면서 "서비스 시작 초반에 다소 부진한 몇 가지로 이탈했던 고객들이 다시 게임을 즐기고, 게임이 어렵다고 느껴 정액 결제를 망설이던 고객들도 부담 없이 이를 즐길 수 있게 하는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흔히 무료 접속은 '부분 유료화'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김 실장은 "아키에이지는 무료 접속이지 부분 유료화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통적으로 부분 유료화는 게임 내에서 콘텐츠를 돈을 주고 구매함으로써 레벨 등 밸런스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과금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키에이지는 무료 접속자 모두 정액제 이용자와 거의 동등하게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생활형 콘텐츠 일정부분만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 접속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PC방에서 무료 접속하면 생활형 콘텐츠 이용도 가능하고요. 게임을 즐기고자는 욕구만 있으면 다 즐길 수 있어요. 아키에이지가 좋은 게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꼈던 이용자들에게 허들을 낮춰줌으로써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사실 아키에이지가 무료 접속 선언을 했을 때 '게임 서비스에 실패한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아키에이지는 지난 1월 서비스 초반보다 접속자가 상당수 줄어들었고 PC방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무엇보다 정액제 게임이 부분 유료화로 전환하는 것은 부진을 면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정액제 이용자 수가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만큼의 수에 달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지 6개월간의 결과를 두고 게임 서비스를 실패다, 성공이다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저희는 송재경 대표님의 말씀처럼 100년을 서비스할 수 있는,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그것을 위해 무료 접속을 선택한 것입니다. 더 많은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생활형 MMORGP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김 실장은 지난 1997년 온라인 게임업계에 몸을 담았으며 엔씨소프트에서 10년 가까이 '리니지',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작 게임의 사업팀에서 일해 온 게임분야의 베테랑이다.
이런 그가 감지하는 최근 게임 업계 변화는 이용자들의 '캐주얼화'다. 아키에이지 무료 접속 역시 그런 변화에 대한 적응이다.
"지금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최악의 침체기라고 하는데, 사실 언제나 위기였어요. '아이온' 출시 전만 해도 '이제 MMORPG 시장은 끝났다'라는 의식이 팽배했지만 아이온은 보란듯이 흥행에 성공했죠. 지금도 암울하다거나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용자들이 좀 더 캐주얼해졌다는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그에 맞춰 서비스해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모바일 게임의 영향으로 플레이타임이 짧아졌고,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키에이지 무료 접속도 그러한 변화에 따른 것이죠."
아키에이지는 더 많은 이용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낼 때 빛을 발한다고 김 실장은 말한다. 출시와 함께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게임 내 재판 시스템, 가족 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무료 접속을 통해 이러한 시스템들이 다시 한번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키에이지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들을 더 많은 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 AOS 등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붐을 타고 있지만 온라인 게임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MMORPG에 대한 수요는 남아있을 것이고 이를 아키에이지가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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