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HP,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거대 IT기업들이 경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경영 효율화와 실적 개선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재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책임자(CEO) 취임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IBM은 전 세계 직원 중 8천여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HP도 오는 2014년까지 직원 2만7천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MS나 IBM, HP 등 구조조정이 거론되는 기업들 모두의 공통점은 세계를 호령했던 굴지의 기업이면서도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
PC시대를 지배했던 MS는 PC 판매 저조와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이나 구글 등에 밀리며 영향력이 과거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IBM은 메인프레임 시대 이후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했음에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HP는 잇따른 경영 전략 수정으로 부침을 겪었으며 2013년 들어서는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적인 IT 거인들도 상황이 이렇고 보니 조직개편과 인원 감축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 MS, 대대적인 조직개편 예고
MS는 PC 운영체제(OS)의 영향력을 모바일 OS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싱스디지털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현재 분리 운영중인 PC와 모바일 OS 부문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OS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윈도폰 부문 총괄 임원과 윈도 엔지니어링 총괄 임원이 함께 OS 조직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버지의 경우에는 "MS가 조직 개편 이후 윈도와 윈도폰 OS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MS는 PC와 모바일 OS 부문 통합을 통해 회사 전체 조직을 기존 8개 사업부에서 4개 사업부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운영체제의 4개 조직으로 새롭게 정비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직개편안은 윈도 관련 사업부를 줄이는 대신 기기(Device)와 서비스 부분을 확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존의 MS오피스 등 PC 소프트웨어 부분을 축소하고 태블릿PC인 '서피스'와 윈도폰 등의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부 임원의 인사 이동과 직원들의 교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조직개편의 영향으로 'X박스' 사업을 이끌었던 돈 매트릭 사장이 게임업체인 징가 CEO로 자리를 옮겼다. 피터 클라인 최고재무잭임자(CFO)도 자리에서 물러났다.윈도8 발표 직후인 지난 해 말에는 윈도8 사업을 책임지고 있던 스티븐 시놉스키 사장도 전격 사임했다.
MS의 조직개편 내용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MS의 2013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좀 더 뚜렷한 윤곽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HW 강자 IBM과 HP 인원 감축으로 몸집 줄이기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했던 IBM과 HP는 인원감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IBM도 재무 구조 개선과 기업 효율화를 위해 지난 4월 최대 8천명의 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직원 43만4천246 명의 2% 수준으로 IBM은 이번 인원감축으로 총 1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 사업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17%나 매출이 하락하면서 로드니 애드킨스 총괄책임자가 기업전략 수석부사장으로 기업전략 수석부사장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지난 6월부터 미국 직원들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IBM은 현재 북미지역에서는 3천명 가량을 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도 500명 이상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덴마크에서는 126명, 이탈리아는 250명, 독일에서는 700명, 호주는 1천명의 직원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P는 전 세계 직원의 8%에 해당하는 약 2만7천 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까지 인원 감축 뿐 아니라 공급망 최적화와 비지니스 프로세스 합리화 등의 작업을 통해 연간 30억~3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에 약 9천 명의 직원들이 퇴사했으며 이로 인한 구조조정 비용이 15억 달러를 넘어섰다.
HP가 이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선택한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이 PC 시장을 대체하면서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HP는 레오 아포테커 전 회장 시절 하드웨어 제조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레오 아포테커 전 회장은 9개월만에 최고경영책임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PC사업 부문 매각 방안은 철회됐으며 그동안 추진됐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들도 전면 재검토됐다.
현재 HP는 맥 휘트먼 회장 주도하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보안 분야 인프라스트럭처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경영 정상화에 도전하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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