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부당계약 논란으로 화물운수노동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매일유업이 계약서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들이 전면 수정될 지에 대해서는 오는 29일 5차 교섭 이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최근 "매일유업 물류 본부장이 얼마 전에 찾아와 계약 내용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오는 29일 계약과 관련한 5차 교섭이 진행되는데 이 때 공정한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기회에 공정한 계약서가 작성되면 향후 다른 업체들도 표준계약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만약 5차 교섭이 안돼 계약서가 수정되지 않으면 매일유업 본사를 찾아가 문제 제기를 하거나 공정위에 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일유업 측도 "최근에 제기된 내용을 포함해 운송 협력사인 삼보후레쉬와 합의해 계약사항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내용으로 수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일유업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 130여명(탱크로리 차량과 냉장 차량)은 운송주선업체인 삼보후레쉬와 위수탁계약을 하고 있다. 또 삼보후레쉬는 화주사인 매일유업과 계약한다. 매일유업과 화물노동자 측은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있지 않은 구조다.
그런데도 화물노동자 측이 매일유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갑인 매일유업이 을인 삼보후레쉬를 압박해 불공정계약을 하도록 한다는 의심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삼보후레쉬는 1~2년 전 매일후레쉬라는 업체였으며 사업자등록번호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와 업체명만 바뀐 형태로 매일유업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위수탁계약에서 삼보후레쉬가 협상 주체지만 매일유업이 실권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노동자 측은 "삼보후레쉬와 화물노동자를 '갑을'로 하는 계약에 대해 '슈퍼갑'이라 할 수 있는 매일유업이 여러 사안에 개입해 결정하고 부당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갑이 지나치게 을을 통제하고 소유권, 자유 보장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물운송노동자 측은 특히 매일유업이 자신들과는 일체의 협의도 하지 않고서 일방적으로 운송료를 결정한 뒤 이를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매일유업 측이 일방적으로 근무지를 옮기라고 지시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상황이며, 정리해고를 실시하면 그만둬야 하고, 이의제기도 못하도록 돼 있다고 말한다.
특히 차주가 화물노동자임에도 '갑'인 삼보후레쉬의 소유인 것처럼 문서화돼 차량 매매 등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도록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단체활동도 금지하고 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매일유업은 이와 관련해 "우리 운송 협력사인 삼보후레쉬와 화물운송 노동자분들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매일유업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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