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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250조원 中 시장 잡기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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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등 토종 프리미엄과 가격경쟁력서 밀려

[민혜정기자] 가전업계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동부대우전자나 리홈쿠첸같은 중견기업까지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이 탐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가전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하이얼이나 하이신 같은 중국 업체들과는 가격경쟁을, 지멘스나 밀레같은 유럽 브랜드와는 인지도 싸움을 벌여야 한다.

중국시장은 매력적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백색 가전 시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국민 소득 증가 등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약 250조원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해졌다. 동부대우전자와 리홈쿠첸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달 말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3도어냉장고, 드럼업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상해·북경 등 중국 동부 지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상해의 번화가인 난징동로에 위치한 띠이(第一)백화점과 파바이반(八佰伴)백화점에 입점을 마무리했다. 또 항주·닝보 등 상해 주변 10개 도시의 가전 양판점에 전용매장을 설치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경 지역에서는 지난주부터 중국 최대 규모의 주거용품 판매점 'B&Q China'에 입점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가전하향정책(농촌에서 가전제품 구입시 보조금을 주는 제도)가 지난 1월말 끝났기 때문에 보급형 제품 시장은 포화됐다고 판단했다"며 "현지 경쟁업체들과는 차별화된 한국산 프리미엄급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리홈쿠첸도 지난달 판매 대리상 상해유니크정보기술유한공사와의 계약을 통해 중국 화북과 화동 지역 판매망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리홈쿠첸은 지난해 심양한성우뮤역유한공사와 계약으로 동부 삼성 지역 판매망을, 올 4월에는 뉴타임스와 계약해 화남, 홍콩·마카오 지역의 판매기반을 다진바 있다. 중국에서 IH전기밥솥과 IH전기렌지, 홍삼중탕기 등 프리미엄 주방가전을 내세운다.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한 삼성과 LG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삼성중국포럼에서 중국인의 기호를 고려한 제품을 공개했다. 붉은색 로고와 스탠드가 적용된 'F5080' 여의홍(루이훙) TV,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 내 대규모 복합단지 건물에 적합한 시스템에어컨 'DVM S', 찬물세탁을 활용해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버블세탁 방식의 드럼세탁기를 소개했다.

LG는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가 수립한 '101' 서비스는 소비자가 서비스 요청 전화를 걸어오면 1분 내에 회신하고(1), 예약 방문 시간을 준수하며(0), 단 한 번의 애프터서비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1)'는 게 기본 내용이다.

중국에서 가전 업체들의 애프터서비스가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

◆중국 업체 공세 강해져

그러나 이들에게 장밋빛 전망만 넘쳐나지 않는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지금까지 거둔 성적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하이얼이 30%정도 시장 점유율로 냉장고와 세탁기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10% 미만으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ZDC에 따르면 하이얼은 2012년 중국 내 세탁기·냉장고 시장에서 각각 38.9%와 38.4%로 브랜드 선호도 1위를 달성했다. LG와 삼성 세탁기는 각각 5.6%, 3.2%로 6위·7위를 기록했다. 냉장고 시장에서는 삼성이 4.4%, LG가 3.8%를 기록해 6위와 8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입지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성장세나, 규모면에서 중국 시장이 매력적이다며 기대감도 갖고 있다.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저가제품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하다보니 이윤을 남기기 어려웠다"며 "처음엔 저가 제품을 팔아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던 중국 업체들이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수로는 한계가 있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중국 시장이 쉽진 않지만 다른 브랜드들이 선보이지 않는 기능, 서비스등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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