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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정책금융공사 통합한다…산은 민영화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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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추진…산은캐피탈, KDB생명 등 매각키로

[이혜경기자] 산업은행과 산은지주,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가 하나로 통합된다. 산은 민영화도 중단된다.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등 산은지주 산하 자회사들은 매각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분산·중복된 정책금융기능은 수요자 입장에서 기능별․분야별로 재편 ▲창업·벤처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해외플랜트 등 창조경제 지원에 정책금융 역량 집중 ▲민간금융기관이 영위 가능하거나 정책금융기관간 중복된 비핵심 업무는 과감히 정리해 정책재원 효율 극대화를 기본 원칙으로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대내정책금융, 통합 산은으로 '헤쳐모여'

금융위는 창업·벤처기업 지원, SOC(사회간접자본)투자, 기업구조조정 역량 등 산은의 정책금융 전문성을 창조경제 구현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설립된 정금공을 산은과 통합하되, 벤처투자, 온렌딩 등 정금공의 주요기능은 통합 산은내 독립부서에서 수행하기로 했다.

약 2조원 가량인 정금공의 해외자산과 부채, 인력은 수출입은행에 이관된다.

통합 산은은 LP(유동성 공급자)로서의 투자 확대, 관련조직 정비(확대), 연도별 투자목표 부여 등 '종합투자업무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통합 산은의 정책기능 유지를 고려해 산은지주도 산은과 통합하고, 불필요한 일부 자회사(캐피탈, 자산운용, 생명보험)는 매각을 추진한다.

그러나 KDB인프라운용은 매각대상에서 뺐다. SOC 투자 등의 역할을 고려했다. KDB대우증권도 당분간 가져간다. 정책금융 연계성이 있다고 봐서다. 매각대상 자회사들의 매각시기와 방법 등은 시장수요와 여건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한다.

금융위는 산은에 대한 정부의 지배주주 지위(50%+1주 이상)를 유지하되,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일부 지분의 매각 또는 분산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산은의 소매금융업무는 고객 불편 등을 고려해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에 지점 확대나 다이렉트예금 신규 유치도 중단한다.

한편, 금융위는 "현재 정금공, 산은지주, 산은은 연결대상이므로 통합하더라도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14.4%(2013년 6월 기준)인 산은의 BIS비율은 통합 후 13.7%로 약 0.7%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통합시 신용공여한도 초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위는 금년도 정기국회에서 산은법 개정안 통과 후 통합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7월에 통합 산은이 출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의 인력구조조정은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외정책금융, 현 체제 유지하되, 기능 개편

대외정책금융의 경우, 수출입은행(수은), 무역보험공사(무보)의 2원 체제를 유지하되, 개도국 수출지원 및 중장기·대규모 해외건설, 플랜트 지원 중심으로 기능을 개편한다.

우선 자금수요 기업에 충분한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협의회' 기능을 강화해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협의회가 현재는 수은·산은·정금공·무보로만 구성됐지만, 앞으로는 시중은행까지 참여시킨다. 또 협의대상 사업범위를 현재의 20억달러 이상에서 5억달러 이상으로 문턱을 낮춘다.

수은과 무보의 비핵심 업무는 확 줄인다. 정책재원 중복 활용으로 비효율 소지가 있는 정책금융기관(산은, 수은, 정금공) 여신에 대한 무보의 신규지원은 원칙적으로 중단한다. 신보·기보 보증과 중복되는 무보의 선적전 수출신용보증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고위험, 장기부문 지원 확대를 위해 수은 단기여신 비중은 오는 2017년까지 40% 이하로 차츰 줄여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무보가 독점하던 단기수출보험은 민간 금융회사에 개방한다. 오는 2017년까지 무보의 점유율을 60% 이내로 낮출 예정이다.

◆선박, 해양플랜트 금융지원 강화

선박, 해양플랜트 금융지원은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해운보증기금은 설립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검토한다. 통상마찰 소지 등을 감안해 가급적 민간재원으로 상업적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다만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상마찰 가능성 때문이다. 대신, 기존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선박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수은, 무보, 산은, 캠코 등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부서(약 100명)를 부산으로 이전해 '(가칭)해양금융 종합센터'로 통합한다.

금융위는 오는 28일에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경우, 창업·벤처 지원 강화에 초점을 뒀다.

기업은행은 투자·융자 복합 금융을 맡는다. IBK캐피탈 등 자회사의 투자 능력과 공조하는 방식이다.유망 중소기업 발굴부터 성장까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보증연계형 투자를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창업, 벤처기업에 대해 보증을 투자로 전환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투자옵션부 보증제' 도입을 추진한다. 기보는 올해 500억원을 지원한다. 신보는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산은과 기은의 중소·중견기업 설비투자펀드 지원액을 기존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고, 기술평가제도 정보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6조원 목표로 조성중인 성장사다리펀드는 기은과 통합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이 1조8천500억원을 출자한다.

또 역량있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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