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민주당이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담에 대해 일단 유보 입장을 표명하며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이는 국정원 개혁 문제와 두달째로 접어든 장외 투쟁 등에 대한 당의 최종 입장 정리가 미처 마련되지 못한 채 사전 의제에 대한 교감 없이 회담 제안에 응할 경우 자칫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정부여당에 끌려갈 수 있다는 경계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방문, G20-베트남 국빈방문 등 귀국보고를 한 이후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3자회담을 하자는 제안을 놓고 민주당은 애초 기대했던 영수회담과는 간극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2시 경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의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직접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만나 상의하면서 국익에 반영되도록 하고자 만남을 제의한다"며 전격적인 3자 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청와대가 최소한의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3자 회담을 통보한 것은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정오 경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의 회담 형식과 일시를 통보했다"며 "이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생략한 것으로서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는 엄중한 현 정국을 여야 영수 간 진지한 회담을 통해 해결해주길 바라는 국민의 뜻과도 간극이 있는 태도"라며 청와대의 일방적인 3자회담 통보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오늘 청와대의 제안에 대한 정확한 의도와 논의될 의제들을 추가적으로 확인한 후에 당의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 등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회담의 주 의제가 되어야 함이 자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 국정원 개혁에 관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청와대의 의중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이 주요 의제가 된다면 회담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와의 의제 조율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당의 입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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