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민주당이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동을 전격 수용하면서 43일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이 정상화될 지 주목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청와대가 제안한 3자 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권이 정국 해법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했던 만큼, 국회에서 이뤄지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영수회담을 기점으로 꽉 막힌 정국이 풀릴 가능성도 크다.
청와대의 회담 제안 이후 민주당은 진의 파악을 위해 노웅래 당대표 비서실장이 청와대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민주당은 전날 심야에 최고위원회의를 연 것에 이어 13일에도 오전 7시부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신중한 논의 끝에 3자 회동을 수용한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그러나 3자 회담만으로 그동안 쌓일 대로 쌓인 불신 정국이 원샷으로 풀릴 지는 미지수다. 청와대가 3자회동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의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이 논의될 가능성은 높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여전히 '지난 대선에서 도움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과 여야가 국정원 사태에 대해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청와대가 강조한 '투명성'도 야권에 독이 될 수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전날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 비밀리에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강조한 국정원 개혁 등에 대해 대통령과 여야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회담의 전면 공개가 도리어 야권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회담 자체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개혁 등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보되는 회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최고위원도 "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내용을 충실히 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회담을 하자는 것이지 회담 만을 위한 회담, 사진 찍기 위한 회담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배수진을 쳤다.
결국 청와대와 민주당이 야권의 요구인 ▲대통령의 사과 ▲국정원 개혁안 등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에 따라 국회 정상화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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