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잡는 금융권 '꺾기' 576.7억원…2천910건 달해

[이혜경기자] 금융회사가 대출을 해줄 때 반대급부로 예금을 들게 하는 '구속성 예금', 일명 '꺾기'가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576억7천만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2천910건에 이른다.

이는 16일 국회 정무위 소속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른 것이다. '꺾기'는 현행 은행감독 규정에서 금지된 사안이다.

특히, 자료에 나타난 '꺾기' 규모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뿐 아니라, 국책은행과 특수은행까지도 포함된 것이다.

작년 12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12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와 까다로운 대출심사'와 함께 예·적금 가입요구' 등이 꼽힌 바 있다. 이 조사에서 '예·적금 가입요구'는 전년에 비해 3.4%p 증가했다.

조 의원 발표 자료에서 '꺾기' 적발내역을 보면, 올 7월 기준 건수는 국민은행(604건), 경남은행(588건), SC(384건) 순으로 높게 나왔다. 금액으로는 경남은행(187억원), 국민은행(135억원), 대구은행(70억원) 순으로 구속성 예금을 가입시킨 것으로 적발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도에 '꺾기' 적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 금감원에서 금융서비스개선국을 신설하고 정기검사와 별도로 '꺾기'만을 추가로 검사한 데 따른 것이다.

조 의원은 "국내외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기관의 실적쌓기 경쟁이 중소기업들에겐 손톱 밑 가시이자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비정상의 정상화'가 화두인데, 이같이 불합리한 관행하에서 창조경제는 요원한 만큼 중소기업들이 금융애로 없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