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25일 박근혜정부 복지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나라에 해가 되는 일이라면 공약이라 하더라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선거 때 어떠한 공약을 했다 하더라도 국정에 책임 있는 집권 세력은 공약의 실천에 앞서 그러한 정책이 국가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정부가 마련한 기초연금 최종안이 대선 공약 보다 축소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공약 파기' 비판이 불거지고 있는 것과 관련, '재정상황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가정의 경제만 보더라도 가장이 버는 돈에 한계가 있는데 식구들이 여기 쓰자, 저기 쓰자 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복지 공약은 가능한 대로 지켜야 하겠지만 우리의 성장잠재력과 담세능력을 감안해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공약을 신성불가침의 성역으로 여겨선 안 된다는 것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1988년 당선된 뒤 노벨상 수상자인 폴 사무엘슨 교수 등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게 했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공약에 얽매이지 말라'고 권고했다.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면 미국은 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은 선거라는 정치 과정을 통해 권력의 자리에 오르지만 대통령의 책임은 정치와 행정을 구분하는 것"이라며 "5년 임기 내내 선거운동 하듯 국가를 운영하면 대한민국은 분명히 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정 의원은 "정치인이 너도 나도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나라 발전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장을 말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것을 나누어 갖자는 이야기만 할 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선거 때마다 좌파 포퓰리즘에 편승했던 것이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며 "인수위 시절부터 많은 의원들이 새 정부 설계에 참여했지만 여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자성하고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편에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보다 더 화려한 공약을 했던 야당도 무책임하게 정부 여당을 공격만 할 일이 아니다. 야당이 집권했으면 더 큰 고민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여당이 됐든 야당이 됐든 지금은 누구의 정치적 이익이 큰가를 따질 때가 아니라 무엇이 대한민국의 이익인가를 따져야 한다"면서 "정치인들은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고 포퓰리즘을 이용하지만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국민은 결국 나라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