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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글로벌 인재, 역사관부터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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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에 역사의식 함양 주문…채용과정·교육에도 도입

[정기수기자]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으며, 역사 교육을 통한 직원들의 투철한 역사의식 함양을 주문했다.

3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그리고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며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있다"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 회장이 확고한 역사관을 갖고 있는 인재만이 치열한 생존환경을 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옛 것을 익히면 미래를 알 수 있다(溫故而知新)'는 논어의 말처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적인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역사관'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는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뤄온 저력이 있다"며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지난 9월부터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History Concert)'라는 이름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 콘서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뛰는 주재원 등 해외관련 직원들이 역사를 공부하고 고민하며 스스로의 역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위상과 역할을 인식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추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역사 콘서트는 연말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로 구성돼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신입사원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역사관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대졸공채(2014년 상반기 입사)의 채용시험 격인 인적성검사(HMAT)에서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 혹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는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는 문제를 출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 문제들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평소 국사와 세계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등에 대한 역사관과 역사적 통찰력을 묻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신입사원 교육에서부터 토론식 학습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공부하고 시사점을 얻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입사 후에도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올 한해 동안 한국을 찾은 해외 딜러 및 AS 직원 5천여명, 해외 우수 고객 4천여명, 해외 기자단 및 오피니언 리더 1천여명 등 총 1만여명에게도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직원들의 사전 역사 교육도 병행해 풍부한 역사 지식으로 방문객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채용 과정에서 역사관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신입사원 교육에서부터 토론식 학습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공부하고 시사점을 얻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며 "입사 후에도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국사에 대한 관심은 젊은 직원들에게 애국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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