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3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3일 KT 전 임직원들에게 보맨 e메일을 통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KT 임직원들에게 많은 고통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4년동안 KT의 성과가 곧 대한민국의 성과이며 투명하고 혁신적인 KT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내 인생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했다"며 "급변하는 시장과 험난한 경쟁 속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사회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CEO 업무를 맡아 KT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모든 힘을 기울여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고 후임 CEO께서 개선된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회사 발전에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회장은 임원의 수를 줄이고 고문과 자문위원제도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장은 "경쟁사와 인건비 격차를 현재 1조5천억원 수준에서 1조까지 줄여야 KT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임원의 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내에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다면 자신의 급여와 장기성과급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나는 전임사장의 급여체계를 그대로 따랐다"며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여러가지 의혹들에서 자유로워질수만 있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내 급여도,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KT 이사회는 이석채 회장의 구체적인 퇴임일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퇴임일자가 결정되면 퇴임일자 기준 2주 이내에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위원회는 현재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되며 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신임 회장을 의결한다. 최종 선정된 후보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임회장으로 결정된다.
한편 이 회장은 참여연대가 고발한 부동산 매각과 자회사 지분인수와 관련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이 지난달말 KT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와중에 이 회장은 아프리카 르완다 출장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 회장 귀국 하루 전인 지난 1일, 검찰이 KT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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