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은 11일 정책의총을 열어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정국 경색 속 입법 전략을 논의했다.
그러나 별다른 해법을 찾지는 못한 채 민주당 등 야당에 국회 운영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는 선에 그쳤다.
야권이 시민단체와 연대해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일체를 다룰 '원샷 특검'을 요구하며 투쟁 전선을 확대함에 따라 정기국회 법안 처리는 물론 예·결산 심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특검 자체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타개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의) 청문회와 관련 없는 전체 상임위 거부로 인해 각 상임위 결산심의가 전면 중단돼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는 염려가 있었다"며 "민주당에서 요구하고 있는 특검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국정원 개혁 논의도 진정으로 개혁을 원하기보다 정치 쟁점화 하려는 의도에 대해 비판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강 원내대변인은 "다시 한 번 민주당에 촉구한다"며 "정쟁을 접고 서로 마주앉아 국민을 위해 법안심의와 예·결산 처리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누리당 내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국회 내 몸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국회선진화법이 야당이 반대하면 아무 것도 못 하는 '식물국회'를 만들었다는 게 일부 제도 개선론자들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강 원내대변인은 "지금의 국회는 식물국회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성숙한 여야관계를 전제로 한 국회선진화법은 상임위 개의 30분 전에 일방적 통보를 일삼는 민주당의 국회 운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끌고 갈 수 없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우택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회선진화법이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국민들은 야당에 질질 끌려가는 여당의 모습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이 '배째라' 식 야당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선진화법은 소수당의 폭력과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개정됐지만 시행된 지 1년 남짓 지난 지금 원래 취지 달성은커녕 정치 실종, 국회 공전 상태에 빠져 있다"며 "야당과의 정치적 협상력 제고를 통해 법 개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되 국회선진화법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국회선진화법 입법을 주도했던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여전해 법 개선 주장에 힘이 실릴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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