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재계를 대표한다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날로 위축되고 있다. 주요 그룹 오너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되고, 당장 시급한 경제 현안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줄대기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회장단 회의 규모도 갈수록 줄고, 재계 목소리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모처럼 자리한 회장단들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14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11월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상근 부회장을 제외하면 총 20명의 회장단 중 참석자는 절반도 안되는 셈이다. 특히 재판이나 출장 등 이유로 주요 그룹 오너가 대거 불참하면서 회장단 회의가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해외 체류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도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들을 제외하고도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은 재판 중이고, 강덕수 STX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도 경영난이나 사퇴 논란 등으로 참석이 어려웠다.
최근의 위축된 재계와 어려운 기업상황 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날 참석한 회장단도 최근의 경제상황이나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최근의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태.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나 설비투자가 전달보다 2%와 4%감소 한데다 건설, 철강, 해운 등 일부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등 산업간 양극화 역시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 등 선진시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더욱 뚜렷해 지고 있는 것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에는 부담이다.
이날 회장단도 최근 GDP 성장률, 수출 등 거시경제 지표의 회복 기미가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개척 및 성장엔진 발굴 노력과 함께 경기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경제 현안 등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당장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부동산 관련 법이나 서비스산업 육성법 등은 물론,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 등에 대한 우선 처리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전경련은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논의했다"며 "아울러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회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의 재계 어려움을 대변하듯 날로 위축되고 있는 전경련 역할과 발전방안 등에 대한 고민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날로 위축되는 재계 위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