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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TV 시장, 내년엔 볕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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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UHD·스마트 TV에 주력

[민혜정기자] 우울한 한해를 보낸 TV 업계가 내년을 고대하고 있다.

내년은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 행사가 열리고 신흥 시장도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는 등 호재가 많다. TV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울트라HD(UHD)TV 가격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게 책정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가전이나 스마트 기기와 호환이 쉬운 자체 운영체제(OS)의 스마트TV를 출시할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UHD TV는 콘텐츠가 확보되지 않았고, 스마트 TV는 여전히 효용성에 물음표가 붙기 때문.

◆2년째 우울한 TV 시장 성적표

16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총 2억2천670만대로 지난해보다 약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TV 출하량은 2년째 하락세다. 지난 2011년 2억5천520만대였던 출하량은 2012년 2억3천820만대로 6.6% 떨어졌다.

이 같은 TV 시장의 부진은 선진 시장이 포화됐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성장한 면이 크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2분기 북미, 서유럽, 일본의 LCD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4%, 19.2%, 8.6%씩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게다가 선진 시장은 대부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이 완료된 상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TV가 영상 콘텐츠를 독점하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전자 업계 고위 관계자는 "휴대폰이 통신 외에 콘텐츠 단말기 역할까지 하면서 TV의 영역을 빼앗아갔다"며 "TV 업계도 터치 스크린 같은 모바일 사용자 환경(UI)를 적용시켜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TV업체들이 대안으로 내세운 고화질 TV는 가격이 걸림돌이다. 대표적인 TV 제조사 삼성과 LG는 가격 인하를 통해 UHD TV를 490만원선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소비자 눈높이 보다는 높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캐시백 할인 등을 통해 65·55인치 UHD TV 가격을 각각 720만원과 490만원으로 내렸다. 5월 출시 가격인 890만원과 640만원에 비해 17%와 23% 낮아졌다. LG전자도 65·55인치 UHD TV 가격을 740만원과 490만원으로 인하했다.

그러나 TV업계는 내년엔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은 월드컵, 올림픽이 열리고 신흥국이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시작하는 등 이벤트로 TV교체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삼성전자의 TV와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은 지난 6일 열린 애널리스트데이에서 "TV 시장 규모가 내년부터 1천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아날로그 방송 중단이 시작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UHD TV도 지속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져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말 미국 최대 세일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TV제조사들의 가격 인하 이벤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 제조사들이 국내 제조사들의 5분의 1수준으로 UHD TV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소현철 연구원은 "연말께 65형 UHD TV의 소비자 가격이 3천달러까지(한화 약 320만)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과 LG가 공격적으로 UHD TV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지부진하던 스마트 TV도 다른 스마트 기기나 가전과 연계성이 강화된 모습으로 재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LG전자는 올 초 HP로부터 인수한 웹OS를 탑재한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OS는 차세대 웹 표준 기술인 HTML5를 지원하는 '개방성'이 장점이다. HTML5로 콘텐츠를 만들 경우 TV나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 따라 최적화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TV 제조사들도 콘텐츠 확보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스마트폰, 가전 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타이젠으로 OS가 통일되면 스마트폰, TV, 가전이 모두 연결되는 '스마트홈'이 구현될 전망이다. TV를 보며 세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집안 조명을 끌 수 있는 식이다.

◆장밋빛 미래만은 아니다

그러나 UHD TV는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스마트 TV는 확실한 용도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IHS는 내년 세계 TV 출하량이 2억2천900만대로 올해와 비교해 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UHD TV를 구입해봤자 볼 만한 콘텐츠가 아직 없다. 케이블이나 지상파가 UHD용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실험방송 하는 수준이다.

스마트 TV는 효용성을 알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모바일의 UI를 TV에 그대로 이식시켜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쇼파에 앉아 보는 게 TV인데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고,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는 일은 드물 것"이라며 "게임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같이 여러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는 일, TV에 가장 적합한 UI를 적용하는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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