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새총으로 비행기를 공격하면 어쩌지? 배터리 수명은? 비행 허가는 받을 수 있나?”
아마존이 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소인 무인 비행기 ‘드론’을 이용한 초특급 배송 서비스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CBS 인기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무인항공기 배송 계획을 직접 공개했다.
‘프라임 에어’로 불릴 아마존의 배송 계획의 골자는 간단하다. 소형 무인 비행기인 드론을 이용해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드론에 1.6kg까지 실을 수 있으며, 최대 16km를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오는 2015년 경이면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외신들의 반응은 다소 조심스럽다. 아마존의 계획 자체는 혁신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마존 "최대 16km 비행"…현 배터리 수준으론 힘들어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서비스가 실현되려면 크게 세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민거리는 역시 배터리 수명이다. 아마존의 장담처럼 최대 16km까지 비행하려면 엄청난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 현재 나와 있는 배터리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란 얘기다.
실제로 대표적인 드론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태디드론 EIHG8은 최대 6kg 물품을 싣고 15분 정도 비행할 수 있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비행 거리도 1.6km를 채 넘지 못한다. 아마존이 장담하는 16km 비행이 얼마나 어려운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해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항공 로봇 전문회사 스카이캐치는 로봇이 자동으로 배터리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동 교체’가 가능할 경우엔 배터리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도난 문제 역시 아마존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아마존이 ‘프라임 에어’ 배송 계획을 공개한 이후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는 드론을 노린 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농담이 떠돌고 있다.
공격 대상은 드론 뿐만이 아니다. 배송되고 있는 물건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문제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아마존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진 않다. 다만 FAA가 오는 2015년 상용 무인항공기(UAV)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는 대로 바로 ‘프라임 에어’ 배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FAA가 아직 UAV 가이드라인 관련 작업을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존이 ‘프라임 에어’를 시작할 경우 도심 밀집 지역에 무인 비행기가 날아다녀야 한다. 당연히 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FAA가 선뜻 ‘허락’을 할 지 의문이다.
◆악천후 때 배송 가능할 지도 관심
CNN도 비슷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CNN은 아마존 드론 배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이자 드론 전문가인 미시 커밍스와 인터뷰까지 했다.
커밍스 역시 ‘프라임 에어’가 본격 시작될 경우 드론을 겨냥한 공격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선 드론이 최소한 지상 100미터 상공에서 비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천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폭설이 쏟아질 경우 드론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배송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악천후에도 잘 견뎌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CNN이 지적했다.
배송에 드론을 활용하는 건 아마존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몇몇 업체들이 드론을 상업용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도미노 피자는 올초 영국에서 피자 두 판을 드론으로 배달하는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교과서 회사인 주칼이 드론 배송을 이미 도입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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