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온라인 게임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모바일이란 새 물결도 캐시카우가 없으면 오르기 어렵지 않은가. 여전히 시장의 주도권은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2013년에는 신작 온라인 게임의 기근이 심했다.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렸던 '지스타 2013'은 이같은 온라인게임 기근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과거 풍성했던 국산 대작들이 올해엔 없어도 너무 없어 B2C관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했다. 규제와 불황으로 업계 전반의 의욕이 떨어진 상황에서 신작 온라인 게임마저 부족하다 보니 전시관은 여느 해보다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죽을 수는 없는 일. 여전히 온라인 게임은 기업들의 주요 수입원이고 다수 매니아층 역시 온라인에 열광하고 있다. 신작 기근 역시 숨죽이며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옳다.
실제로 올해 4분기 들어서는 온라인 게임 신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떠들썩한 전시장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도 준비된 신작들은 해외 시장을 겨냥하며 숨을 고르고 있다. 기존 인기작들을 새단장한 업데이트 바람도 이어졌다.
◆ "오래 사는 캐시카우, 버릴 수 없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은 224억7천600만 달러(한화 약 23조6천억 원) 규모로 전망되며 99억4천200만 달러(10조4천억 원)의 모바일 시장에 비해 두배 이상 크다.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302억7천만 달러(31조7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모바일 게임의 경우 144억700만 달러(15조2천억 원)로 성장폭은 온라인 게임보다 크지만 매출 자체는 온라인 게임의 절반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 게임은 모바일이 따라올 수 없는 화려한 그래픽, 몰입감과 함께 특유의 '팬덤' 문화가 있어 한번 인기를 끌면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인 수익창출원의 역할을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지난 1998년 탄생한 리니지는 15년간 사랑받으며 누적매출 2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션임파서블' 4편이 올린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한류 콘텐츠가 이만한 매출을 기록한 것은 리니지가 유일하다.
구매력이 높은 30대와 40대 팬들을 장기간 놓치지 않고 있는 게 리니지의 성공 비결. 지난 15년동안 한결같이 리니지를 해 온 매니아들과 게임 내 단단하게 결속된 커뮤니티 등이 성공의 배경으로 꼽힌다. 초기에 확보한 '팬덤'이 장수하는 캐시카우를 만들어 준 것이다.
전체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이 40%인 넥슨은 지난 2008년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한 이후 지금까지도 이 게임으로 중국 온라인 역할수행게임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다. 넥슨을 지탱하는 매출에서도 던전앤파이터는 의미 있는 비중을 점하고 있다.
◆ 4분기부터 신작들 줄줄이
모바일 게임 열풍에 숨죽였던 지난 3분기까지와 달리 4분기 들어서는 온라인 시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넥슨은 '지스타 2013'에서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 중 유일하게 B2C 부스를 마련, 전시장 내 60부스를 신작 적진점령(AOS) 게임 '도타2'에 할애했다. 넥슨은 이와 함께 만화 느낌의 3D 그래픽 게임인 카툰 렌더링 방식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페리아 연대기'도 공개했다.
지스타 2013을 통해 게임 시장에 데뷔한 다음도 첫 출시작으로 온라인 대작 '검은사막'을 내세워 e-스포츠 대전 이벤트를 열었다.
올해 모바일 게임 강자로 거듭난 CJ E&M 넷마블 역시 온라인 부문에서 다시 '무장'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테스트를 시작한 온라인 슈팅게임 신작 '브릭포스'를 비롯해 전략액션게임 파이러츠:트레저헌터, 퍼즐액션 게임 '퍼즐앤나이트', 영웅 매니지먼트 게임 '월드히어로즈온라인' 등 온라인 신작들 5~6종을 오는 2014년 초부터 상반기 안에 테스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위메이드도 8년간 개발한 '이카루스'를 오는 2014년 1분기에 출시한다. 이 게임은 아름다운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된 중세 유럽풍 느낌의 온라인 MMORPG로, 하카나스 왕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웅담을 그려낸 게임이다.
윤상규 네오위즈 전 대표가 창업한 게임 개발사 NS스튜디오는 1인칭 슈팅게임 대작 '바이퍼서클'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기존 인기 온라인 게임들에 대규모 콘텐츠를 추가한 '업데이트' 향연도 펼쳐졌다. 온라인 축구게임들이 대표적이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에 2013년 여름 이적시장 정보에 기반한 최신 구단 정보와 함께 4천794명의 선수, 99개팀이 게임에 새롭게 적용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최근 실시했다. 이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넥슨은 나아가 피파온라인 전용 e스포츠 경기장인 '아레나'도 연내 강남 부근에 설립, e-스포츠 역량을 더 강화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자사가 서비스하는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온라인'에 콘솔버전과 동일한 엔진을 적용해 현실감을 대폭 새 버전 '위닝일레븐 온라인 2014'을 선보이며 피파온라인3에 도전장을 던졌다.
온라인 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물론 모바일 게임은 놓칠수 없는 시장이지만 모바일이 영화관이나 TV 수요를 죽이지 않았듯 온라인게임도 모바일과 다른 시장으로서 지속될 것"이라며 "온라인 게임이 더 성장 기회가 크다는 것을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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