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국방부 조사본부가 17일 사이버심리전 요원 20여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을 제시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민주당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수사"라고 반발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이 모 사이버심리전단장을 포함한 20여명의 사이버심리전 요원을 불구속 기소 의견을 제시하는 선상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면죄부 주기'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엄격한 지휘체계가 강조되는 군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볼 때, 삼척동자라도 조사본부의 발표처럼 군무원인 사이버심리전단장이 몸통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라며 "배후로 지목된 이 모 심리전단장은 심리전단의 보고체계와 관련해 사이버사령관과 국방부장관뿐만 아니라 청와대까지 상황보고가 들어간다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국방부는 군의 정치개입·대선개입사건을 단순한 개인적 일탈행위로 치부하면서, 옥도경 현 사이버사령관과 현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연제욱 전 사령관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면서 "국가기관의 헌정유린 사태에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한 특검의 도입만이 '비정상화의 정상화'의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활동이 국방부장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보고됐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에 대해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김관진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더 이상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면서 "책임 있는 태도로 사퇴하고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의 활동 결과가 청와대까지 보고됐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 수석대변인은 "녹취록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국방부 조사본부가 국방부와 청와대를 비호하기 위한 '발톱 자르기' 수사를 했다는 것을 더욱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검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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