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중고차 시장에서 대형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연식변경을 앞둔 중고차 비수기인 데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차 기피현상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최근 연말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각 기업에서 임원이 타던 대형차들을 처분하며 대형차 중고 매물이 대거 유입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1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이달 대형 중고차 시세는 지난 6월보다 250만~800만원 정도 하락했다.
2010년식 현대자동차 에쿠스 VS380 프레스티지는 지난 6월 4천800만원이었던 시세가 이달 4천350만원으로 내려가 450만원 떨어졌다. 2010년식 기아자동차 뉴오피러스 프리미엄 GH330프레스티지는 같은 기간 2천400만원에서 2천130만원으로 270만원 하락했다. 신차 가격 대비 에쿠스는 49%, 뉴오피러스는 46%의 감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다른 대형 세단들도 중고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0년식 쌍용자동차 체어맨H 3.2 600S최고급형은 같은 기간 2천만원에서 1천750만원으로 250만원 떨어졌다. 감가율이 58%에 달해 신차 가격의 절반 이하로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와 수요층이 겹치는 기아차 K9의 경우 지난해 5월 출시돼 최근 연식 중고차만 나와 있음에도 불구, 낙폭이 컸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7천만원대 시세를 유지하던 2012년식 K9 3.8 프레지던트 중고 가격은 12월 현재 800만원 하락한 6천2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신차가격과 비교하면 감가율이 27.4%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지난 중고차 가격을 비교하는 게 보통이지만, K9은 2012년식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가율이 큰 편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는 일반적으로 차의 연식, 주행거리, 상태, 소비자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해진다"며 "특히 대형차의 경우 매매 회전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시세는 빨리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의 대형차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소비자의 경우 시세가 많이 떨어지고 매물이 많은 시기에 구입하면 현명한 소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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