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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신년회견, '불통 논란' 해소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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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대응에 '불통' 비판 잘못" 작심 발언…노정갈등 깊은데도 '법과 원칙' 재확인

[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6일 신년 기자회견은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인 만큼 박 대통령이 제시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과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간의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고 이념과 지역, 세대, 계층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으로 이끌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 집권 1년을 돌아보면 정치적으로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정치 실종'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사회적으로는 철도·의료 민영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정운영에 타격을 입었다.

갈등과 혼란이 거듭되는 상황 속에 비판의 화살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박 대통령에게 향했다. 핵심은 '소통 부재'다.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 보다는 '법과 원칙'을 내세운 강경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인 것이다.

국민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중 '소통 부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점은 있지만 국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고 해명했다. 각계각층 대표와 만나 간담회를 하고 청와대로 전달되는 민원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다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원칙'이 '불통'으로 비쳐진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보면 불법으로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노조 파업을 언급, "정부가 (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누차 이야기해도 들으려고도 안 하는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향후 공공부문 개혁 과정에서 불거질 노사갈등을 비롯해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산적한 노동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관계는 법과 원칙, 국민 전체의 이익이라는 두 가지 틀 내에서 노·사·정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이미 구성된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노·사·정이 대타협을 잘 이뤄내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계각층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유화적 방안 보다 '법과 원칙'을 내세운 강경 방침을 재확인함에 따라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통'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과연 소통을 근본으로 한 국정운영이 가능한지 회의적"이라며 "노동계가 됐든 사회가 됐든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형식은 소통의 방법을 취했는지 모르겠으나 정작 내용은 불통의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등 떠밀려 억지로 기자들 앞에 선 대통령은 여전히 소통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선언했다"며 "오늘 기자회견은 '자랑스러운 불통'을 당당하게 선포한 것을 넘어 박근혜 정권의 인식 수준이 40년 전 유신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 또한 확인시켜줬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철도·의료 민영화 등 2013년 말의 핵심 이슈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이고 원론적인 입장만 보이고 있을 뿐"이라며 "사회적 갈등 해소와 국민대통합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사진 제공=청와대>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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