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기준 영업이익 사상 첫 30조원 돌파 등 사상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4분기 영업익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8조3천억원에 그쳤다.
일회성 비용인 특별 상여금에 환율 여파 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우려했던 성장세 둔화 역시 현실화 되는 모습이어서 올해 이의 해소는 숙제가 될 전망이다.
7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8조4천200억원, 영업이익 36조7천700억원를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26.6% 늘어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첫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글로벌 IT 업계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TV의 성장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경쟁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으로 성장성 둔화 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실제 지난 4분기 매출은 59조원, 영업이익 8조3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 됐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1% 감소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최근 9조2천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이에도 못미친 것. 일각에서 제기됐던 분기 영업익이 9조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된 셈이다. 실제 분기 영업익이 전분기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 1분기 이후 처음. 전년 동기 8조8천억원대에 비해서도 6%대 감소했다. 매 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4분기 실적 기대이하 왜?
삼성전자가 4분기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것은 신경영 20주년 기념 특별 보너스 지급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 따른 여파가 생각보다 컸던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먼저 환율 영향이 컸던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4분기 평균 환율이 전분기 대비 4% 이상 하락하며 비우호적 영업 환경이 지속되는 등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통화 다변화 정책으로 환율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달러 및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특히 달러대비 포지션이 높은 부품 등에 이같은 환 여파가 상대적으로 컸던 게 아니냐는 추정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환율의 부정적 여파는 최소 3천억원대다.
여기에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의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해외 임직원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 직원이 32만명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일회성 비용이 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9조원대 영업익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외 연말 재고조정으로 휴대폰 등 세트 제품의 판매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도 4분기 실적에 부담이 됐다. 이같은 세트 분야 재고조정에 따라 부품 물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휴대폰 등을 포함한 IM부문은 물론 최근 업황 호조로 성장세를 보였던 부품(DS) 등의 실적도 당초의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일시적 둔화? 성장세 꺾이나 '촉각'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갔지만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 등을 감안할 때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4분기 실적이 둔화된 것을 시작으로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
연간 영업익에서 첫 30조원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할 때의 전망치인 39조원 안팎의 기대치에는 역시 못미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익 전망치도 최근에는 40조원까지 떨어진 상태. 이를 감안할 때 영업익에 대한 연간 성장률은 8% 선이다.
실제 앞서 2012년과 2013년 연간 영업익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각각 79%와 30%에 달했다. 스마트폰 등이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실적이 스마트폰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동반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 등 신사업 역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역성장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으로 4분기 실적이 일회성 요인 등으로 둔화된 게 컸던 만큼 사업 경쟁력 자체의 약화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실적이나 성장성에 대해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은 것.
무엇보다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이 여전히 성장세가 예상되고, 반도체의 경우 업황 호조에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3억 9천830만대(점유율 34.6%)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출하량이 3억2천930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20%대에 달하는 성장세다.
특히 태블릿PC 판매량이 지난 2012년부터 크게 늘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대목. 삼성전자의 태블릿 판매량은 2012년 1천660만대를 기록한데 이어 2013년 4천만대, 올해는 8천만대에 육박하며 애플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첨단공정 전환 가속화와 V-NAND 조기 양산 등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력사업 분야가 탄탄해 1분기 실적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실적 유지가 기대되는 것은 물론, 연간 전체적으로도 실적 호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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