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기아자동차가 새롭게 탈바꿈한 2세대 쏘울로 내수시장에서 거세지고 있는 수입차의 파상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2008년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았던 박스카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을 출시한 지 5년여 만에 지난해 10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쏘울'을 선보인 것.
올 뉴 쏘울은 기아차가 지난 2010년부터 프로젝트명 'PS'로 2세대 쏘울 개발에 착수, 4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동안 약 2천4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신차다. 기아차는 올 뉴 쏘울을 출시하면서 BMW '미니쿠퍼'를 경쟁상대로 꼽고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차종임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신형 쏘울 2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모델의 연간 판매량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백문이 불여일견. 내수시장 사수의 첨병 역할을 맡은 올 뉴 쏘울을 직접 몰아봤다.
올 뉴 쏘울의 시승은 지난 주말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를 왕복하는 약 12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 풀 옵션이었다.
전체적인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날렵해진 전면부 헤드램프와 높아진 라디에이터 그릴 위치가 눈에 띈다. 측면은 휠베이스를 20mm 늘리고 전고를 15mm 낮춰 1세대 모델보다 좀 더 날렵해진 인상이다.
시승차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올 뉴 쏘울은 지붕과 차체의 색깔이 다른 '투톤 루프'를 적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검은색, 흰색, 빨간색 등 3가지 색상의 투톤 루프를 갖춰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 취향에 따라 회색, 빨갠색, 검은색 등 3가지 색상으로 휠 커버를 바꿀 수 있는 '18인치 체인저블 칼라 휠'도 적용된다.
일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시트포지션이 높아 시야가 넓다. 초보나 여성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짧은 휠베이스(2천550mm)에도 뒷좌석이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할 정도로 여유롭다. 사견으로 왠만한 준중형 모델보다도 넓은 편이다. 하지만 뒷좌석 공간 확보를 위해 줄어든 트렁크 크기는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전 세대 모델에서 투박스럽게 느껴졌던 센터페시아에는 하이그로시 소재를 적용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큼지막하게 내비게이션이 포함한 8인치 터치스크린 LCD창은 한 눈에 들어오고 버튼 조작도 편의성 있게 배치됐다. 에어벤트와 양 옆에 돌출된 대형 스피커도 눈길을 끈다.
시동을 걸고 월드컵경기장을 나서는 동안 실내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증산로를 빠져나와 강변북로로 방향을 잡고 가속 페달에 얹은 발에 힘을 넣었다. 최고출력 138마력에 최대 토크 16.4㎏·m의 1.6리터 GDI 엔진이 지닌 순발력은 중저속 구간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엔진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시속 100km를 넘어 120km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엔진 소음은 민감한 사람이라면 거슬릴 수도 있을 만한 수준이다. 어느 정도 속력이 오르자 엔진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시속 130km를 넘어 160km에 다다르자 힘이 딸리는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마지막까지 힘껏 밟아도 170km 이상은 버겁다. 저속 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던 코너링도 고속에서는 다소 불안하다.
실내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탑승자끼리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이전 모델 보다 소음·진동을 많이 잡은 느낌이다. 언더커버와 흡음재를 사용해 정숙성을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인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1.6km다. 이날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0.5㎞의 연비를 나타냈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는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차이다.
올 뉴 쏘울은 개성있는 디자인과 도심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적합할 듯 하다. 사회 초년병 등의 엔트리카로도 탁월한 선택이다.
판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의 경우 ▲럭셔리 1천595만원 ▲프레스티지 1천800만원 ▲노블레스 2천15만원이다. 1.6 디젤 모델의 경우 ▲프레스티지 1천980만원 ▲노블레스 2천105만원.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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