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LG디스플레이가 3년 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하는 등 지난해 견조한 성장을 이어 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TV 패널 수요 둔화 및 애플 아이폰 물량 감소 등 올해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 화두도 공격적인 투자나 성장 보다는 수익성 관리 등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실적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연간기준 매출 27조330억원, 영업이익 1조1천633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조790억원, 영업이익은 2천570억원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조 클럽 재진입, 7분기 연속 흑자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실제로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6%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해서도 34% 줄었다.
지난 2012년 4분기에는 애플 물량이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013년에도 안정적인 모바일 매출이 이어졌지만 TV 수요 위축 등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 등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한 것.
이는 제품별 매출 비중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4분기 모바일 매출 비중은 15%로 전년동기 14%, 전분기 15% 수준이 유지됐다. 특히 4분기에는 태블릿 비중이 전분기 10%와 달리 20%로 늘어난 것.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미니 레티나 출시 등 '애플 효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TV 비중은 관련 매출이 줄면서 37%에 그쳤다. 전년동기 43%, 전분기 44%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제품 믹스차원에서 수익성 좋은 모바일 및 태블릿 비중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중대형 패널 시장은 가격 하락 등 어려움이 컸다는 방증이다.
◆올해 보수적 경영 이어갈 듯…키워드는 '안정'
올 한해 LG디스플레이는 힘겨운 전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 내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TV 시장도 역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0년 136조원 가량이었던 TV 시장규모는 2013년 105조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TV 세트의 평균 판매단가(ASP)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패널 판가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여기에 공급 과잉 등 우려도 여전하다.
이를 감안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 김상돈 CFO(전무)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패널 수요 및 공급은 5% 내외 한자릿수 중반 성장에, 수급 상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저하고의 계절성이 예상돼 패널 판가 하락세가 1~2분기 이어지다가 하반기 개선되는 모습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다소 보수적인 집행 방침을 시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조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경영관리담당 최영근 상무는 "경기의 불확실성을 개선하기 위해 엄정한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며 "강점인 생산부분뿐 아니라 재무 부분에서도 타이트한 수익성 관리를 통해 불확실성을 돌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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