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설 연휴 기간 여야 의원들이 확인한 민심은 역시 '민생'이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체감경기 속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과 함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악화된 민심은 정치권을 향해 "정쟁에만 몰두한다"며 회초리를 쳤다.
그러나 여야는 이처럼 악화된 민심을 놓고 "야당의 발목잡기 탓"(새누리당), "박근혜정부 무능 탓"(민주당)이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놨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연휴 동안 민심을 살피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체적으로 이제는 여야가 힘을 합해 민생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경제를 꼭 살려내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국민 100이면 100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며 "정치권은 지방선거 준비를 하고 있지만 선거권을 가진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전무하고 당장 민생고를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대다수 국민들의 설 민심은 한 마디로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해 정부 여당의 경제성과는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무분별한 발목잡기로 국민의 체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야당에 '민생고'의 책임을 돌렸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들이 이제 제발 민생 좀 챙기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야당에 대한 비판도 꽤 있었고 정쟁에 휩싸이지 말라, 민생 문제 만큼은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에 역행하고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가 매우 컸다"며 "많은 분들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 '거짓말 대통령', '거짓말 여당'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민이 전하는 설 메시지는 분명하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의 무능, 무책임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 1년에 대해 이 보다 더 못할 수 없다는 불안과 불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는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같은 거대 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실망만 주고 있는 상황"(송호창 의원)이라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특히 송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를 상당히 많이 받고 시작했는데 기대가 큰 만큼 그 정도의 경제적·사회적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정부 여당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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