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법인 판매 담당 임원진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계약 만료에 따른 교체지만,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경질성 인사로 풀이된다.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은 미국법인 판매 담당 부사장을 전격 교체했다. 기존 톰 러브리스 판매담당 부사장이 물러나고 같은 법인 소속인 마이클 스프라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겸임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는 계약 만료에 따른 교체"라고 밝혔다.
크라이슬러에서 24년간 근무하다가 지난 2007년 기아차로 자리를 옮긴 러브리스 부사장은 합류 전 2%를 밑돌던 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지난 2012년 최고 3.8%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현지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빠진 기아차의 실적으로 인해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53만5천179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신차 판매 감소는 200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작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7.5%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더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역시 앞서 올 초 존 크라프칙 사장이 물러나고 데이비드 주코스키 판매 담당 부사장이 신임 사장 겸 CEO로 승진했다.
주코스키 사장은 워싱턴대를 졸업하고 1980년 포드자동차에 입사한 후 33년 동안 자동차 영업 분야에 종사했다. 마쓰다 미국법인 판매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 2007년 이후 현대차 미국법인으로 옮겨 영업을 총괄해왔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판매담당 총괄로 밥 프라드진스키 새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자리는 데이비드 주코스키 전임 총괄이 미국법인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석이었던 자리다.
프라진스키 부사장은 현대차에서 25년간 근무한 베테랑으로 알려졌으며 승진하기 전까지 북미법인에서 판매영업 이사를 맡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72만783대를 팔아 전년 대비 2.5% 증가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4.6%로 전년 4.9%보다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시장 총 판매량도 3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지만 기아차 판매가 부진하며 현대·기아차 전체로는 2012년에 비해 판매량이 소폭 줄었다. 2011년 8.9%로 정점을 찍었던 점유율도 지난해 8%(8.1%)대에 턱걸이 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회복에 힘입어 미국 자동차시장이 성장했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현지시장에서 판매 증가세가 주춤하자 내부 베테랑 영업 전문가들을 전격 투입해 시장 점유율 반등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4% 증가한 74만5천대를, 기아차는 9.3% 늘어난 58만5천대를 판매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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