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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케이블 HD방송 언제?…표류하는 8V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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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들 '아전인수' 행태에 미래부 '눈치살피기'

[백나영기자]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지상파 방송의 HD 전송방식 '8VSB' 도입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지상파와 IPTV,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자사 이해득실에 따른 아전인수의 행태를 보이자, 미래부가 '눈치 살피기'를 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8VSB와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케이블TV업계 역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 종료 등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8VSB 도입 여부가 확실히 정해져야 하지만, 정책이 지연되고 정책 내용도 변경이 되면서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8VSB 도입시기가 불투명해졌다. 미래부는 900만에 달하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의 단계적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까지 8VSB를 허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상파와 IPTV 사업자들이 8VSB 도입은 SO와 종편에 대한 특혜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미래부도 한 발 물러섰다. 8VSB 도입 시기는 지난해 연말에서 지난 2월 초로 연기됐다. 이어 또 다시 지연되면서 3월이 가까워오는 지금도 도입시기가 불투명하다.

미래부의 관계자는 "8VSB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도 있게 검토를 하다 보니 일정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도 미비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내는 8VSB를 두고 사업자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되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이 계속 지연되면서,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 사업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 10월부터 '100%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15년까지 대도시 지역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2017년까지 100%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를 최대한 디지털 케이블 방송으로 전환을 시키는 한편, 디지털 전환이 지체되는 10% 정도의 단체 계약(아파트, 병원 등) 가구에 대해서는 8VSB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100%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8VSB를 도입하고, 2017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정책이 지연되면서 일정대로 디지털 전환을 진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미래부가 제시하고 있는 8VSB 상품구성이 유료방송시장의 저가화를 고착화시킬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미래부와 SO 사업자들은 30~40개 수준(아날로그 케이블 의무형)의 채널로 상품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래부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현재 단체가입가구가 시청하고 있는 아날로그 케이블 채널·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8VSB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요금제나 채널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전제"라며 "아날로그 가입자들이 8VSB를 통해 고화질을 접하다보면,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미래부의 이런 입장과는 달리, 업계는 이러한 상품구성이 유료방송시장의 저가화를 고착화시킬 수 있고, 반쪽짜리 디지털전환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VSB 기술을 적용할 경우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추가적인 비용 없이 고화질(HD)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양방향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업계는 디지털 전환이 지체되고 있는 일부 가구에 대해서만 8VSB로 송출, 시청자들에게 디지털 방송의 고화질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 후 차츰 양방향이 가능한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미래부가 제시한 상품구성으로 갈 경우 소비자들이 디지털 상품을 선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저가의 8VSB 상품에 머무르거나, 8VSB 상품에 가입하고자하는 수요가 되레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제시하고 있는 상품구성은 (양방향이 가능한) 디지털 상품으로의 유인을 낮추고, 저가시장을 고착화 시킬 것"이라며 "가입자당 매출을 높여야하는 SO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현재 미래부가 구상중인 서비스를 그대로 출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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