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전 세계적인 IT산업의 저성장과 기업 전략 재편 등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HP와 IBM이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올해들어 인텔과 델, 넷앱까지 인력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의 한국지사 또한 인력 감원 계획에 따라 직원들을 줄이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넷앱은 최근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사업 재편 계획과 인력 감원방안을 제출했다. 사업구조 전환과 전 직원의 5%에 해당하는 600명을 감원하는데 드는 비용은 350만~450만 달러로 추산된다.
한국넷앱 또한 20% 정도의 직원을 줄이라는 통보를 받았으며 최근 인력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넷앱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회사 성장세가 주춤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넷앱은 HP에 역전당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해 4분기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에서 넷앱은 1.5% 성장률에 그치면서 EMC와 HP의 성장률인 9.9%, 6.5%에 크게 못미쳤다. 국내 시장에서도 넷앱은 지난 해 한국오라클에도 밀리면서 5.8%의 시장점유율로 6위에 머물렀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해 상장폐지에 성공한 델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인력 감원을 추진하며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은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전 세계 1만5천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델의 한국지사인 델코리아는 아직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 델 아시아태평양 지역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총괄 필 데이비스 부사장은 "델코리아는 일반 소비재 영역부터 대형 기업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한국지사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PC 시장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인텔도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직원을 감원할 예정이다. 인텔의 전체 직원은 10만7천600명 수준으로 이중 5천400여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PC 시장 불황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에 이어 지난 해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기존 강자인 삼성과 퀄컴 등의 장벽에 부딪혀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5% 감원 계획은 조기 퇴직과 자연 감소분까지 포함한 것으로 국내 지사의 인력 감원 계획은 없다"면서 "인텔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서버와 스마트폰 분야로 특히 국내에서는 제온프로세서를 통해 유닉스 서버 분야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IBM은 전 세계 직원 중 8천여 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HP도 올해까지 직원 2만7천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국IBM의 조기퇴직프로그램(ERP)으로 이미 수백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HP도 조기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해 전체 1천200여명의 직원 중 8% 가량을 감축했다.
한 해외 IT기업 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어 국내 지사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게 사실"이라면서 "실직자들도 나오고 있고 이직도 잦아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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