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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재전송' 역사적 재판 앞두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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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오 "TV 기술의 다음 단계"…22일부터 대법원 재판

[김익현기자] “에어리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텔레비전 기술의 다음 단계다.”

역사적인 ‘클라우드 재전송’ 소송을 앞둔 에어리오가 26일(현지 시간) 밤 대법원에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이 문건에서 에어리오의 ‘클라우드 재전송’은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TV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주장했다고 미디어포스트 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에어리오는 이날 제출한 문건에서 “안테나가 연결된 흑백 텔레비전에서 디지털 안테나와 DVR이 연결된 고선명 텔레비전으로 진화하면서 핵심원칙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원격지에 있는 인터넷 연결 기기를 이용해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냐는 것이 이번 재판의 쟁점이다”고 주장했다.



ABC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에어리오를 제소하면서 시작된 이번 재판은 오는 22일 대법원에서 시작된다. 1심과 2심에선 모두 에어리오가 승리했다.

에어리오가 기세를 몰아서 대법원에서도 승리할 경우 60년 이상 계속된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뒤흔들릴 수도 있어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전송이냐 방송수신 대행이냐

에어리오는 미국 미디어업계 거물인 배리 딜러 전 폭스TV 사장이 지난 2012년 시작한 서비스다. 딜러는 그 해 3월 뉴욕시에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지상파 방송 전송 대행'이란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어리오는 ABC, CBS, NBC, 폭스 등 미국 4대 지상파 방송의 서브 채널을 비롯한 30여개의 채널을 유료 서비스한다. 가입자들은 ▲하루 이용제 ▲두 가지 형태의 월 요금제 ▲연간 요금제 중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에어리오의 첫 번째 경쟁 포인트는 요금이다. 연간 회원으로 가입하더라도 요금이 80달러 수준밖에 안 된다. 유료TV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요금제에 따라 DVR 저장 공간을 최대 40시간까지 부여해주는 점 역시 매력 포인트다. 원하는 방송을 녹화한 뒤 나중에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어리오는 이런 장점을 앞세워 순식간에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자 ABC, NBC, CBS를 비롯한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재전송료를 내지도 않고 서비스를 했다면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 게다가 케이블 사업자도 아닌 에어리오가 재전송 서비스를 한 것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현재 미국 방송법에서는 케이블사업자에 한 해 재전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지난 2012년 7월 1심 재판부가 에어리오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제2 순회항소법원도 지난 해 4월 같은 판결을 내렸다. 에어리오의 서비스는 지상파 재전송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에어리오는 연이은 재판에서 승리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에어리오 쪽엔 이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가 에어리오의 서비스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 “에어리오 서비스 반대” vs 에어리오 “오픈 플랫폼이 대세”

백악관은 3월초 “에어리오가 별도 안테나를 이용하더라도 방송사들의 콘텐츠를 공중들에게 재전송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따라서 에어리오가 저작권 있는 콘텐츠를 실연하기 위해선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 백악관의 공식 입장이다. 에어리오가 합법적으로 서비스하려면 방송사들에게 재전송료를 지불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 동안 에어리오는 방송 패키지를 한꺼번에 쏴주는 대신 개인별로 별도로 안테나를 할당해준다는 점을 들어 재전송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에겐 개별적으로 전송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긴 하지만 에어리오 자체적으로 중앙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에어리오가 영구적으로 개별 할당하는 게 아니라 안테나 모음에 대한 접속권한을 제공한 뒤 이를 개별 소비자들에게 재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적이용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게 백악관의 주장이다.

재판을 앞둔 에어리오 역시 ‘결사항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쳇 카노지아 에어리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대안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에서 패배한다면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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