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9일째인 2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자성론'이 쏟아졌다.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안전 관련 입법 책임을 소홀히 한 데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날 밤 안산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 마련된 희생자 임시분향소에 다녀 온 황우여 대표는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을 우리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을 마주하고 가슴이 먹먹했다"며 "우리 모두 4월 16일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초부터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죄인이 된 심정이다. 아이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죄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실종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다시는 이런 참담한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기성세대가 이 정도 밖에 안 됐나 하는 한탄이 나온다. 어린 학생들에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경제발전이 중요하다면서 달려온 동안 원칙과 기본, 기초를 외면한 업보인 듯 하다"며 "앞으로 무너진 기초부터 하나하나 다시 쌓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우리 어른들이 부끄러운 사회를 만들었다. 특히 정치권이 그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과연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해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을 두고도 벌써 몇 년 전부터 법안이 발의돼 있었지만 아직까지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라며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법안이 논의되고 통과됐더라면 이번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모든 것이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 무사안일이 빚어낸 참극이고 정부부처의 관리감독 소홀과 국회의 정쟁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과"라며 "국회도 대오각성해 정책 대안 마련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안전 등 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실제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회에는 안전 관련 법안이 무더기로 발의되는가 하면, 상임위 차원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백명의 희생자를 내고서야 뒤늦게 법안 처리에 나선 국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 안전 문제에 지나치게 매몰되다 보면 법안 심의가 졸속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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