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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상처에 소금뿌리는 언행,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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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자숙 요구에도 멈추지 않는 무개념 발언, 청와대도 동참

[채송무기자] 세월호 침몰로 전 국민이 비탄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일부 고위 공직자와 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끊이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전 국민은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격과 고통을 겪고 있다. 여야 정치권 역시 6·4 지방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한 채 자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자숙을 당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무색하게도 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가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하고 건배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비판의 목소리가 컸지만 새누리당은 유 후보자가 음주 사실이 없고 짧은 시간만 머무른 점을 고려해 경고로 처벌로 마무리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허탈감과 비통함에 싸인 진도에서도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어졌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16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팔걸이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황제 라면'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서 장관은 지난 18일 경기도 희생자 학생의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구설수에 휘말렸다. 서 장관의 수행원이 유족에게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고 귀속말을 했고, 유족은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행정부 감사관인 송영철 국장은 개념 없는 행동으로 공분을 샀다. 진도 팽목항 상황본부를 찾은 송 국장이 세월호 침몰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논란 3시간 만에 직위 해제됐다.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국가 안보 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색깔론을 제기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은 계속됐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자신의 SNS에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속 한 여성의 사진을 공개하며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선동하는 이들"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권 의원은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기로 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 현자에 혼란과 불신, 극한 대립을 일으키는 전문 선동꾼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지"라는 지인의 글을 추천했지만, 해당 사진 속의 여성이 실종자 가족으로 확인되면서 권 의원은 공식 사과는 물론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새누리당 송영선 전 의원도 망언 대열에 합류했다. 송 전 의원은 지난 22일 종편 방송에 출연해 세월호 침몰에 대해 "큰 불행이지만 국민 의식부터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다"며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해 지탄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예비 후보로 알려진 송정근 씨도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 현장에서 '임시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로 행세해 물의를 빚었다. 송 씨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당시 실종자 가족 대표로 사회를 보는 등 가족대표로 활동했지만, 이후 6.4 지방선거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임이 알려지면서 자진 탈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후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송씨를 영구 제명했다.

청와대 역시 국민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청와대에서 할 말은 아니라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침몰 사고 과정에서 보인 고위 공직자들의 이같은 행동은 우리 사회 지도층이 국민 감정과 얼마나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드러난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 미비로 국민적 불신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향후 정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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