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중고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사고 유무 확인은 필수다. 특히 범퍼나 앞 펜더 등을 단순 교환한 차를 구입하면 딜러와 가격 흥정 시 유리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26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매물 중 단순교환 차량은 차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품을 수리한 차로 사고차는 아니다. 다만 아무 수리도 받지 않은 매물보다는 가격이 낮기 때문에 실속있는 소비자들은 단순교환된 차를 구입해 차 가격을 아낄 수 있다.
◆차 골격에 영향 주지 않으면 '무사고 차'
일반적으로 무사고 차라고 하면 출고된 후 어떠한 수리도 받지 않은 차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에서 무사고 차는 차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품을 교체나 수리한 차도 이에 해당한다. 즉 차의 주요 골격이 아닌 부품을 교체한 차는 무사고 차인 셈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한 번도 수리를 받지 않은 차도 무사고 차이지만 차의 앞 펜더나 앞 뒤 도어, 범퍼 등을 수리 및 교체한 차도 무사고 차로 본다"며 "이런 부품들은 차체와 볼트로 연결돼 있어 다른 부품에 비해 비교적 수리나 교체가 쉬우며 차의 주요 골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의 주요 골격은 차의 앞 유리를 감싸고 있는 A필러, 앞뒤 도어 중간 버팀목인 B필러, 뒷 유리를 감싸는 C필러 등이 있다. 또 엔진을 감싸고 있는 인사이드 패널, 앞 서스펜션과 연결되는 휠 하우스, 차 루프와 연결되는 뒷 펜더 등도 주요 부품이다.
이런 부품을 교체나 수리했다는 것은 차체에 영향을 받았던 차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수리를 한 차이기 때문에 사고차다.
◆'단순교환차' 구입으로 비용 아끼고 옵션 추가
인터넷으로 중고차 매물을 검색하면 무사고차인데 '단순교환'이라는 용어가 매물 설명에 함께 게재된 경우가 적지 않다.
단순교환이란 앞뒤 범퍼나 앞 펜더 등 차 골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상에서 수리나 교환한 것을 말하며 중고차 시장에서는 무사고차로 간주한다. 온라인상에 무사고차라고 올라와 있지만 사고이력을 조회해 보면 보험사용금액 이력이 나오는 차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차들은 주로 주차 시 혹은 경미한 사고로 범퍼나 펜더 등을 긁혀 차 성능에 문제는 없지만 미관상 좋지 않아 해당 파손 부분을 수리 및 교체한 차들이 대부분이다.
실속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단순교환한 매물이 딜러와 가격을 흥정할 때 유리하다. 아예 한번도 수리한 이력이 없는 차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
단순교환차를 구입하면서 절약한 비용으로 차량 내부의 실내 시트를 교환하거나 내비게이션 및 후방카메라 등 필요한 옵션을 장착할 수도 있다.
오래된 느낌의 가죽시트는 20만~30만원 정도면 새 시트로 교환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등은 종류별로 각각 약 20만~60만원에 장착할 수 있다.
◆사고 유무 확인…교환 부분 꼼꼼히 점검해야
실내 청소를 하고 외관 광택 작업까지 마쳐 놓은 중고차 매물들은 대부분 무사고차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구석구석 부품들을 확인하면서 사고차, 무사고차, 단순교환 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때 차량성능점검기록부와 함께 보며 성능점검기록부 상의 차의 수리 여부나 상태와 일치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우선 차 외관을 살핀 후 차량의 옵션을 확인한다. 파워윈도우, 전동접이식 사이드미러, 에어컨, 와이퍼, 헤드라이트, 비상등, 썬루프 등 옵션 작동여부는 사소한 점검이지만 이를 간과할 경우 구입 후 추가로 수리해야 할 수도 있다. 또 엔진오일, 브레이크 오일 등 오일류와 부동액, 워셔액 등 액체류, 배터리 소모량, 타이어 공기압 등도 점검해야 한다.
이후 차 보닛을 열어 보닛 사이드에 있는 볼트에 풀었던 흔적이 있는 지를 살펴보고 보닛 끝 실리콘 경도 등도 확인해야 한다.
차를 수리할 때 조여진 볼트는 반드시 풀어야 하기 때문에 그 흔적이 남는다. 볼트는 차 외관과 같은 색깔로 도색돼 있는데 볼트가 다른 색깔이거나 도색이 벗겨져 있는 것은 수리한 흔적이다.
또 보닛 끝 실리콘도 수리 후 다시 칠했을 경우 손톱으로 눌러보면 물렁하다. 엔진을 볼 때는 엔진룸 주위로 오일이 샜던 흔적이 있는 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도어에 고무 패킹을 뜯어 동그란 용접부위를 확인해야 한다. 동그란 모양이 일정한 간격으로 잘 새겨져 있지 않으면 수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밝은 곳에서 차를 확인하면 차 외관에 도색을 다시 했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크고 작은사고로 수리를 했을 경우 외관에 도색을 다시 칠하는데 햇빛을 받으며 색이 조금씩 바래 원래 색깔과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직접 발품을 팔고 약간의 수고로움을 더하면 좋은 중고차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며 "이것이 어떤 중고차를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 지가 더욱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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