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SK텔레콤이 우울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1조원이 넘는 마케팅비용을 썼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통신장애 보상금 지급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29일 1분기 매출 4조2천19억원, 영업이익 2천524억원, 당기순이익 2천6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7.6% 하락했다. 당기순이익도 22.7% 감소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 급감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3월 발생한 초유의 통신장애 사태에 따른 보상금 지급과 보조금 출혈경쟁에 따른 과도한 마케팅비용 집행이다.
◆마케팅비용만 1조1천억원, 보조금 경쟁이 부메랑
SK텔레콤은 1분기에만 1조1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전년동기 대비 21.4%, 전분기 대비 30.7%나 늘었다.
SK텔레콤이 분기에 1조원을 넘게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한 것은 지난 2012년 3분기 1조350여억원을 사용한 이후 처음이다.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을 많이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SK텔레콤 황수철 재무관리실장도 "1분기에 경쟁사로 부터 촉발된 시장과열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인정했다.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모집이 실적이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는 늘렸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OU)은 줄었다. SK텔레콤의 ARPU는 3만5천309원으로 전분기 3만5천650원보다 낮아졌다.
지난 3월 발생한 통화장애로 전 가입자에게 하루치 요금을 감면해주고 직접 피해자에게는 약관 이상의 보상을 해준 것이 ARPU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든 가입고객에게 1일치를 보상해준 것은 매출 감소로, 직접 피해고객에게 준 보상금은 비용증가로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영업정지 피해는 얼마나?
SK텔레콤은 KT나 LG유플러스와 달리 1분기에 온전히 영업을 했다. 특히 3월13일부터 19일간은 경쟁사없이 단독으로 영업을 했다. 그럼에도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과도한 보조금 투입, 예상치 못한 통화장애 보상 등이 원인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 실적개선도 쉽지 않다는 점.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45일간 영업정지 제재를 받고 있는 중이다. 5월19일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과 기기변경 고객 모집이 중단됐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추가 영업정지 제재 1주일을 또 받는다. 2분기는 영업을 하는날보다 영업을 못하는 날이 더 많다. 가입자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 50%가 붕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가 빠져나가면 매출하락과 직결된다.
비용은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영업 자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케팅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보상 비용도 2분기에는 사라진다. ARPU는 기존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출시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얼마나 큰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하위 요금제를 사용하던 고객이 무제한 요금제로 이동하면 ARPU가 올라간다.
황수철 실장은 "LTE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이 60% 정도 된다.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연말에는 전체 가입자의 3분의2 정도가 LTE 가입자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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