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도 화질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화질 전쟁을 촉발시킨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풀HD(1920x1080) 이상의 '레티나' 디스플레이(2880x1800)를 장착한 맥북을 선보이며 화질 경쟁의 불을 지폈다. 그러자 도시바가 UHD(3840×2160) 노트북을 출시하며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수요 부진으로 위축된 PC업체들이 고화질 노트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민혜정 기자 @ggllong 사진| 각사 제공
도시바는 4월 세계 최초로 UHD 노트북 '새틀라이트(Satellite) P50t'을 일본·미국 등에서 출시했다. 그동안 PC업체들이 UHD에 근접한 QHD+(3200x1800) 노트북까지 출시한적은 있지만, UHD 화질의 노트북을 선보인 적은 없었다.
◆도시바, 맥북 킬러 될까
'새틀라이트 P50t' 노트북의 경우 인치당 픽셀 수(ppi)가 282ppi다. ppi는 화소의 밀도를 의미한다. 이 숫자가 클수록 화소가 고밀도로 집약돼 화소 하나 하나가 눈에 띄지 않는 선명도를 갖게 된다. 풀HD급 이하 노트북의 ppi는 200이하다.
애플이 맥북프로에 적용하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프로보다 사양이 낮고 휴대성이 높은 '맥북에어'에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맥북에어에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12인치 맥북에어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9월 출시한'아티브9 플러스'제품에서 QHD+(3200x1800) 화질을 지원하고 있고, 레노버도 지난해 12월 QHD+ 화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요가2 프로 13'을 선보였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이 1억8천만대로 전년대비 3천만대 감소했지만, 이 중 200ppi 이상 노트북 패널은 약 730만대로 같은기간 약 3배 늘어났다.
◆풀HD로는 명함도 못내민다
노트북 화질전쟁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애플의 공격으로 시작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하반기에 아이폰4에 탑재했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13인치(2560x1600) 15인치(2880x1800) 맥북 프로를 출시했다. 레티나의 해상도는 풀HD보다 2.5배 높다. ppi는 13인치 제품이 227ppi, 15인치 제품이 221ppi로 13인치쪽이 높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이상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의미를 담고 있다.
애플이 '레티나' 맥북을 출시하자 다른 PC업체들도 고화질 노트북에 눈 돌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윈도 운영체제가 맥OS와 달리 풀HD 이상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P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UHD에 근접한 해상도를 지원하는 패널을 탑재하려고 해도 윈도 OS가 고해상도를 지원하지 않았다"며 "윈도 8.1부터 고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윈도 진영에서도 고해상도의 노트북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해상도 노트북이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될지는 미지수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기 쉽고, 가격도 비싸다. 풀HD급 이상의 해상도로 봐야할 콘텐츠도 많지 않다.
그러나 노트북 화질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침체된 PC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고, 영상 콘텐츠 소비가 많아지는 시점에서 '고화질'은 내세울만한 차별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사되고 있는 PC시장에서 업체들이 택할만한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풀HD 이상 고화질 패널의 공급량이 늘어나,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 고화질 노트북 출시는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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