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이른바 '보조금 투명화법'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현행 27만원인 보조금의 법적 허용치 한도가 향상 조정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자사에 가장 유리한, 혹은 경쟁사에 치명적인 기준이 결정되도록 물밑싸움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7일 "통상적으로 제정법률은 6개월 이후 시행이지만 단통법은 도입의 급박성을 감안해 5개월만에 시행하도록 국회서 의결된 것"이라며 "이날 오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업계의견 수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통신 3사 관계자들과 제조사 관계자들이 단통법 시행에 맞춰 마련될 세부사항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단통법은 이동통신사들과 단말 제조사가 보조금(판매장려금 포함)을 얼마나 제공할지 투명하게 공시토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출고가에서 보조금을 제외한 판매가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이를 어길시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해당법률은 하위 시행령에 세부사항을 위임하고 있다. 부당한 이용차 차별행위(보조금 차별)에 대한 세부기준과 유형, 과태료 부과 및 징수 관련 세부사항, 보조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의 혜택기준, 이통사와 제조사의 관련 자료제출방법, 보조금 과열 등 긴급중지 명령시의 기준 등을 법률 시행에 앞서 정해야 한다.
특히 보조금의 공시기준 상한을 현행 27만원으로 유지하느냐의 여부는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동시에 이는 이통사들의 점유율에 따른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최종 결과를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측은 90만원을 웃도는 스마트폰 시대의 단통법 시행에 발맞춰 보조금 상한을 30만원대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조사 판매장려금을 포함하는 현재의 27만원 보조금 상한선은 50만원 이하의 휴대폰이 대세이던 3세대(3G) 까지의 통신시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공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인 LG유플러스는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보조금의 상향조정으로 입는 타격이 가장 적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보조금 상한의 상향조정과 함께 시장과열 기준(2만4천명 선)도 2만8천명 선으로 올려야 한다고 얘기한다. 현재의 과열기준이 너무 낮아 '항시 과열'로 제재를 받기 십상이라는 시각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입자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와 입장이 같을 수 없다. 공시하는 보조금이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된다면, 50%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입장을 검토중"이라는 공식 입장이지만, 보조금 상한선의 상향조정과 과열기준의 확대에 반대 입장에 설 가능성이 크다. 가입자 30% 선의 KT는 양쪽의 중간쯤 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제조사의 경우 눈에 보이는 판매장려금은 줄겠지만 단말기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의 규모와 이해관계가 달라 입장의 온도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 등이 각자 처리해야 할 세부사항과 함께 만들어야 할 시행령이 존재한다"며 "6월말이면 시행령에 대한 입법예고에 따른 의견수렴 절차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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