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향후 한국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3년간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 239개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67.8%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답했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기업은 32.2%에 그쳤다.
현재 국내 중견기업은 총 2천505개사가 있으며, 전체 고용의 8.8%인 99만6천명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 중견기업들의 총매출 규모는 560조원으로 재계 매출 순위 1~3위 기업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견기업들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로 판로확보(34.7%)를 꼽았다. 이어 연구·개발(R&D) 투자(22.2%), 신산업 진출(15.5%), 인력확보(10.9%) 순이었다.
또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데 걸린 기간은 약 19년으로 조사됐다. 기간별로는 '10년 이상~20년 미만'이 30.5%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년 이상~30년 미만'(26.4%), '10년 미만'(25.1%), '30년 이상'(18.0%) 순이었다.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보다 수출기업의 졸업기간이 평균 2.5년 더 짧았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평균 17.8년이 걸린데 비해 내수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평균 20.3년이 소요됐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수출기업이 내수기업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판로 개척이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중견기업 성장촉진을 위해 공급망·판로 등을 글로벌화 하는 정책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졸업 후에는 단점이 크다는 답변(57.4%)이 장점이 크다(9.9%)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32.7%였다.
중소기업 졸업의 장점으로는 '기업위상 제고'(5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규모의 경제효과'(13.7%), '인력확보 용이'(12.2%), '민간자금 조달 용이'(10.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단점으로는 '줄어든 세제지원'(7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할 때 경제의 역동성이 배가될 것"이라며 "일자리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중견기업들의 판로확보와 R&D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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