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총리 지명에 與 "잘된 인사" 野 "국가개조 의문"

[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새 총리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임명한 것에 대해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리 인선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책임총리라는 측면에서 잘된 인선"이라며 "경력을 보면 소신과 신념이 분명한 분이고, 국민의 마음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분"이라고 호평했다.

조 의원은 이어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정치쇄신위원장을 했는데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적 명분을 가지고 건의하고, 여러 고언이 수용 안될 경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번에도 총리 자리에 연연해서 국민의 뜻을 굴절시키는 그런 일은 안할 것 같다"고 했다.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유임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청와대 인사는 뚜껑도 열리지 않은 상태"라고 비껴가면서도 청와대 비서실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의원은 "이번에 총리나 국정원장, 청와대 안보실장까지 바꾸는 것을 보면 대통령이 정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뜻은 분명히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여야 다 포함해서 국민들의 보편적인 여론을 감안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조 의원 "당의 생각도 그렇고 일반 여론도 그렇고 청와대도 쇄신 수준의 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라며 "당의 중론도 그런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총리와 새로 임명하는 장관들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이들로 임명하고, 새 국정원장이나 안보실장에도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면 대통령 비서실장의 권한이 그렇게 강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이 밝힌 정부조직개편을 보면 총리실에 힘이 쏠리게 돼 있다"고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금은 국민 화합이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법조인 특성상 소통이나 조정보다는 공권력 집행에 스타일 방점이 찍혀 있지 않나"라며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총리까지 검찰 출신으로 하는 것이 맞나"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검찰 통치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데 대법관 출신을 총리로 기용해 삼권 분립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며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기대한 만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도 함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도 우 최고위원은 안대희 총리 후보가 국가 개조라고 부를 정도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 최고위원은 "검사로서의 역할과 국무총리의 역할은 굉장히 다른 것"이라며 "국민의 닫힌 마음을 잘 수습하고 국민통합으로 나서는 리더십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총리가 돼야 되는 게 맞다"고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유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우 최고위원은 "청와대 안보실장이 해임된 것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이야기 때문인데 그러면 청와대를 책임지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며 "또 하나는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라고 꼬집었다.

우 최고위원은 "내각이 전면적으로 무력화 될 정도로 대통령은 나 홀로 국정운영하시는 분"이라며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공안통치식 공안몰이식 통치를 해왔던 것들이 총체적으로 묶여지면서 내각이 책임내각 역할을 못하고, 청와대도 제대로 역할을 못한 건데 그 중심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