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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다음카카오 "임자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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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바일 경쟁력에 다음 노하우 합하면 시너지 기대

[정은미기자, 정미하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라는 사명으로 합병한다.

다음카카오의 합병으로 인터넷 시장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2강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간담회를 열고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을 구축,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합병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네이버가 주도하는 국내 IT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카카오 "모바일 시장 주도권 잡겠다"

다음은 현재 네이버에 막혀 PC에서 검색 점유율은 20%로 포털 업계 2위에 그치고 있지만 국내 최초로 웹메일과 커뮤니티 서비스를 도입한 이래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차례차례 선보이며 카페, 아고라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모바일 시대 플랫폼 강자로 우뚝섰으며,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달리 국내에서는 독보적이지만 해외에서의 성과는 미약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합병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 다음이 보유한 국내 1위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 우수한 마케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모바일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된 만큼 웹과 모바일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네이버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카카오의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고려했을 때 모바일 시장에서 만큼은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랭키닷컴이 발표한 '2013년 모바일 앱 이용시간 점유율'을 보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메신저 분야에서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이같은 카카오톡의 점유을 바탕으로 국내 앱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 상위 50위에 포함되는 앱의 70~80% 가량이 '카카오게임'으로 채워졌으며, SNS(카카오스토리), 음악(카카오뮤직), 도서출판(카카오페이지), 패션(카카오스타일) 등도 해당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모바일에서 카카오의 영향은 크다.

다음카카오의 통합으로 늘어나는 인력풀도 상당하다. 통합 이후 다음 약 2천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약 3천200명에 이르는 인프라와 카카오의 모바일 영향력, 다음의 노하우가 성공적으로 결합한다면 네이버와 흥미진진한 경쟁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음과 카카오 모두 국내 시장에 국한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네이버-라인 연합군과의 경쟁은 아직 미지수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전날 합병에 대해 "양사의 경영과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강점을 강화해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라며 "양사의 전문 역량을 활용해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역량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세훈 다음 대표 역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라인, 밴드 등 모바일 시장도 자신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업계의 절대강자다. 이에 비해 다음은 PC 검색 점유율 20%, 모바일에서는 10% 내외로 네이버와 점유율 격차가 크다.

검색은 얼마나 많은 콘텐츠와 자료를 가지고 있느냐의 싸움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빅데이터를 활용해 검색 품질을 높이려고 하겠지만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했다고 해서 이 부분이 갑자기 향상되지는 않는다.

네이버로선 이런 선점효과로 인해 당장의 큰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2년부터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앱스토어는 PC시대의 포털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는 판단 아래 지난 2년여간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고 올해부터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웹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국내 포털 1위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도 탄탄한 위상을 구축해 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이어 2인자일지 모르지만 글로벌에서는 얘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톡은 와츠앱(4억명), 위챗(6억명), 라인(4억2천만명)의 가입자수에 한참 못 미치는 1억3천만명에 불과하다. 드라마 '별그대'의 PPL 성공으로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라인의 가입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폐쇄형 모바일 메신저 밴드가 카카오톡이 선점했던 국내 시장에서도 누적 다운로드 3천만회를 돌파하며 카카오톡에 의존했던 동창, 친구,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스마트폰 수다의 장을 빠른 속도로 흡수했다. 이달부터는 밴드 게임까지 선보이며 카카오게임하기에 이어 게임플랫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와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독주시대가 한동안 진행됐지만, 앞으로 두 기업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며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의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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