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간 백혈병 보상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협상을 재개한 이날 양측은 그동안 상한 마음을 달래는 한편 향후 보상에 대해 성실하게 대화할 것을 약속하고 돌아갔다.
특히 반올림 측은 "삼성이 피해자 가족들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해 그 동안의 섭섭함을 어느 정도 해소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은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만나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등에 걸린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두시간여 나눴다.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된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만남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초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언급한 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날 대화를 마치고 나온 삼성전자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가족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제대로 헤아지리 못한 부분이 있었던 데 대해 가족분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며 "이른 시일 내 모든 문제가 잘 해결돼 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올림 측의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아버지)씨도 "오늘 이인용 사장 등과의 교섭은 다른 날 보다 상당히 진도가 나갔다"며 "피해자 가족들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삼성-반올림 무슨 대화했나
이날 양측은 첫 만남인 만큼 앞으로 대화를 어떻게 진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성실하게 대화할 것 ▲삼성전자가 제기한 고소건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 ▲다음 협의 일정은 6월 중 실무자들이 협의해 정할 것 등 3가지 의제에 합의했다.
고소 취하는 삼성 측이 직업병 피해 문제와 관련 항의나 집회했던 활동가들이나 피해 가족들을 고소, 고발했던 건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제 3의 중재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반올림 측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반올림 측은 양측이 일단 대화를 나누다가 벽에 부딪히면 중재 기구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인용 사장은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는 것이 가족들을 위한 길이고 중재 조정기구가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백혈병 가족, 반올림과의 대화를 전향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대표단을 새롭게 구성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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