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사퇴 與 "검증기회 박탈" vs 野 "김기춘 책임져야"

[이영은기자]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권은 "야당이 모든 것을 정쟁거리로 만들어 자질 검증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한 반면, 야권은 "국민을 위한 인사가 아닌 청와대를 위한 인사의 결말"이라고 맞대응했다.

28일 오후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후보자는 강직한 성품으로 공직사회의 개혁을 이끌 적임자였으나, '국민 검사'에서 '국민 총리'로 가는 길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야권의) 정치적 난도질과 장외 난전에 휘둘려 안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검증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며 "야당이 이처럼 모든 것을 정쟁거리로 삼아 슈퍼갑으로 행세하면서 횡포를 부리는 마당에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검증에 있어서 개인의 신상문제에 집중해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는 현재 시스템에 대해서는 미래에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은 안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지 못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은 책임지고 사퇴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총리 내정자가 청문회 전에 사퇴한 것은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민의 눈에서 볼 때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안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국가 재난시스템 붕괴에 이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붕괴된 결과"라며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인사 추천과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을 바꾸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바뀌려면 김 실장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유은혜 대변인도 "김 실장이 물러나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일갈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법피아 논란을 빚었던 안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은 최소한의 양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땅하고 당연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어차피 이 나라의 실세총리는 김기춘 실장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김 실장 해임이라는 국정쇄신의 첫 단추도 꿰지 못한 상황에서 안 후보자 사임 이후도 기대하기 어려운 절망만 쌓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뒤에 숨어 국정농단을 일삼는 주범이 누구인지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 안 후보자 사퇴로는 어림없는 인사다.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며 김 실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