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남경필·안희정…여야 '세대교체' 시작

[채송무기자] 6·4 지방선거 개표 결과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확연히 눈에 띈다.

야권에선 재선에 성공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여권에서는 소위 당내 소장파로 불리우던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사진 왼쪽)·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사진 오른쪽)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지사는 도정 활동을 통해 행정 경험을 쌓으며 점차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과 이에 대한 검증을 받고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 역시, 정치권의 차기 주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몽준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그 동안 여권의 미래로 꼽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기회를 얻었다.

특히 원희룡 당선자는 그동안 '제주의 3김'이라 불렸던 우근민·신구범·김태환 전 지사 중 한명인 신구범 후보를 꺾고 당선돼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는 의미를 더했다.

권영진 대구지사 당선자 역시 눈길을 끈다. 권 당선자는 대구 출신이지만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가 없어 조직이 약한 것으로 분류돼 왔다. 이 때문에 권 당선자가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조원진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을 때 모두가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시장이 눈길을 받기는 쉽지 않지만 혁신파 출신인 권 당선자가 도정 혁신을 통해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영남의 맹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들 여당 신진 주자들은 그동안 새누리당 쇄신파로 당을 견제하는 역할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제는 직접 도정을 이끌면서 성과를 내 검증을 받아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들 차기 주자들이 지역에서 성공한다면 박근혜 대통령 이후 뚜렷한 지역 맹주가 사라진 정치권에 새로운 유형의 대선주자로 각광받으면서 우리 정치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부각된 여야 차기주자들은 극단적 성향이 아닌 합리적 개혁주의 성향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향후 우리 정치 문화의 변화까지 이끌어 낼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