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대체 무슨 일이?”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꼽히는 트위터의 2인자가 전격 사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위터내 2인자로 꼽히던 알리 로우가니 트위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돌연 사임했다고 12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우가니에 이어 미디어 부문 책임자인 클로에 슬래든까지 사표를 냈다.
고위 임원 연쇄 이탈 사태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 작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품 개발 능력에 의구심" 지적 많아
로우가니는 픽사에서 9년 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하다가 4년 전 트위터에 합류했다. 특히 그는 지난 해 가을 기업공개(IPO)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딕 코스토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트위터 내 실력자로 알려져 왔다.
로우가니의 사임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건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COO인 로우가니는 그 동안 신제품 개발 쪽을 총괄해 왔다. 따라서 그가 회사를 떠난 것은 최근 트위터의 성장세가 둔화된 부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2012년 말 월간 이용자 수가 2억 명 수준이었다. 당시 코스토로 CEO는 1년 뒤인 2013년 말까지 월간 이용자 수를 4억 명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 트위터가 지난 해 늘린 월간 이용자는 겨우 4천만 명 수준이었다. 목표에 턱 없이 못 미친 것.
현재 트위터의 월간 이용자는 2억5천500만 명 수준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12억8천만 명으로 트위터의 5배가 웃돈다.
로우가니가 전격 사임하고 회사를 떠난 건 이 부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 내부 소식통을 인용 “로우가니가 떠난 건 전적으로 제품 때문”이라고 전했다.
딕 코스토로 CEO가 제품 개발 관련 결정권을 자신이 직접 행사하길 원했다는 것. 제품 담당 실무 책임자가 COO를 거치지 않고 CEO인 자신과 직접 소통할 경우 훨씬 더 외부 환경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정체 상태를 벗어나 다시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소식통은 “회사 내부에선 알리 로우가니가 제품 개발 쪽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지난 4월 제품개발책임자 CEO에 바로 보고하도록 하면서 갈등"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좀 더 직접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지난 4월 구글 임원 출신인 대니얼 그라프를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영입하면서 딕 코스토로 CEO이 알리 로우가니 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것.
코스토로는 그라프가 COO인 로우가니 대신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그 전까지 CPO를 맡았던 마이클 시피는 지난 1월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로우가니에게 보고했다. 사실상 로우가니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버린 셈이다.
이런 정황은 로우가니 사임 후 트위터가 취한 행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트위터는 공석이 된 COO 자리를 없애기로 한 것. 이날 트위터는 “로우가니가 맡고 있던 책임은 나머지 경영진들이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리코드의 카라 스위셔는 “사실상 로우가니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결국 앞으로는 딕 코스토로 CEO가 제품 개발부터 경영 전반까지 좀 더 직접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코드는 또 로우가니가 지나치게 언론과 친밀하게 지낸 데다 지난 5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트위터 주식 30만 주를 매각한 것도 이번 사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영진들이 로우가니의 행보에 대해 불편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신규 이용자에 혼란스런 서비스 대폭 정리할 듯
트위터가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는 문제다. 투자자들과 외부 애널리스트들 역시 트위터의 성장세 둔화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인 e마케터는 올해 트위터 이용자가 2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영 50%, 지난 해 30%였던 성장률이 올해는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해 상장 이후 트위터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연말엔 75달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성장세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올 들어 주가가 44%나 하락했다.
결국 이런 상황을 계속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딕 코스토로 CEO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트로는 트위터가 새로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건 지나치게 복잡한 서비스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다. 해시태그나 리트윗 같은 기능들이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토로는 앞으로 신기능이나 제품 개발 쪽을 총괄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건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증시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로우가니 COO 사직 소식이 전해진 12일 트위터 주가는 3.5% 이상 상승했다.
과연 닉 코스토로 트위터 CEO의 이번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인 SNS로 꼽히고 있는 트위터의 내부 개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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