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도 포기?'…'사면초가' 문창극, 자진 사퇴 택할까

[윤미숙기자] 친일 역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가 인사청문회 강행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일부 소장파, 비주류 의원들의 반발을 단속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친박 맏형격이자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이 급작스레 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 의원은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문 후보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성찰을 해야 된다.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도 "사실상 물러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며 "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식과 정치 경륜을 종합해 정부 여당의 부담으로 안고 갈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데는 문 후보자를 이대로 안고 갈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고 임명동의안이 최종 부결될 경우 여권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질 7.30 재보궐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 역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이 당 주류인 친박계의 핵심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여권 핵심부도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당초 문 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는 서 의원이 입장을 선회했듯, 여권 핵심부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