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반도체 공장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교섭에 들어갔다.
지난 만남에서 양측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약속한 만큼 이번에는 보다 진전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세 번째 만남을 가지고 협상을 이어갔다.
이날 자리에 삼성전자 측에서는 백수현 전무, 백수하 상무 등이,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아버지)씨, 반올림 활동가 임자운 변호사 등 약 16명이 참석했다.
반올림 대표자인 황상기씨는 협상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교섭때 반올림이 삼성 측에 요구한 것이 있다"며 "삼성이 성실한 답변을 가지고 왔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 백수현 전무는 "우리도 진솔하게 마음을 열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양측은 지난번 협상 안에 따라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해 성실하게 대화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삼성 측이 반올림 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고소건을 취하하기로 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삼성은 최근 반올림 등을 대상으로 한 고소 2건을 취하한 바 있다. 삼성전자 건물관리업체 에스원의 경비원 개인이 제기한 변론 종결건도 지난 23일 뒤늦게 취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제기한 소송 1건은 취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반올림측은 불만을 드러냈다.
반올림 측 임자운 변호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근처에서 집회를 하다가 고소된 사건인데, 삼성은 보상안 교섭과 관련없는 사람들에 대한 소송은 취하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번 교섭에서 약속했던 것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은 고소건도 곧 해결되지 않겠나"라며 "이번 3차 교섭에서 관련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자세한 설명은 피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에 들어갔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5개월여간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초 삼성 측이 공식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약속한 뒤 두 번째 교섭을 가졌다.
이때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성실하게 대화할 것 ▲삼성전자가 제기한 고소건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 ▲다음 협의 일정은 6월 중 실무자들이 협의해 정할 것 등 3가지 의제에 합의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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