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지난 1994년 6월20일 KT(옛 한국통신)가 최초의 인터넷 상용서비스 '코넷'을 내놓은 지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 약 4천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어린이와 일부 어르신을 뺀 전국민이 쓰는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은 2003년 66%에서 10년이 지난 2013년 82%로 증가했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3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이하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43%가 일주일 평균 14시간 이상,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만큼 인터넷은 일상의 중심에 들어와 소통의 통로가 되는 것은 물론 경제수단 또는 미디어로 활용되며 현대인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재'가 됐다.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은 '자료 및 정보 획득'(91.3%)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한다. 그 다음은 여가활동(86.4%), 커뮤니케이션(85.5%), 인터넷 구매 및 판매(46.4%) 순이다.
1994년 6월 한국통신이 국내 최초로 내놓은 인터넷 상용 서비스 '코넷'을 내놓은 이후 20년 만에 세상이 변한 것이다.
모뎀 방식의 초기 인터넷 속도는 9.6Kbps, 1MB 사진을 내려받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속도였지만 올해 말에는 1GB의 영화를 10초만에 다운받을 수 있는 기가인터넷이 나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 동안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1995년), 쇼핑몰 '인터파크'(1996년), 전자메일 한메일과 네이버 검색서비스(1997년), '리지니'(1998년)가 탄생했다. 다음 카페(1999년)가 생기면서 인터넷에서 관심사, 직업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인터넷에서 모이기시작했다. 인터넷뱅킹(1999년)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금융권에도 인터넷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쇼핑·교육 분야서 '혁명적'
1990년대 후반 ADSL로 대표되는 초고속 인터넷의 상용화는 커뮤니케이션, 쇼핑, 교육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전 국민을 '친구' 관계로 만든 '싸이월드'가 나온 게 2000년으로, 국민 상당수가 PC앞에 모여 자신의 사진과 일기를 인터넷에 올리며 인터넷에서 관계 맺기를 시작했다. 이 즈음 MSN을 통한 채팅,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동창을 찾고 안부를 묻는 것도 일상이 됐다.
또 이때쯤 국내외 포털이 등장하며 도서관이 아닌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는 것이 생활화 됐다. 국내 인터넷 포털의 시초는 1996년 2월에 등장한 심마니다. 이후 야후코리아와 라이코스코리아(1998년)와 같은 해외 포털사이트들이 국내에 진출했다. 네이버는 이듬해인 1999년 등장했으나 엠파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다 2003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콘셉트의 '지식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포털 1위의 발판을 다졌다.
쇼핑과 전자상거래 역시 인터넷으로 인해 혁신을 맞은 분야다. 사람들은 가격검색은 기본, 이용후기를 참고하거나 SNS, 문자, 이메일로 연락하고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가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롯데백화점·신세계와 같은 백화점은 물론 삼성 등이 1997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개업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터파크의 사내벤처로 시작했던 오픈마켓의 시초 'G마켓'은 2003년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며 혁신을 일으켰다.
교육에도 변화가 생겼다. 1990년대 후반 EBS수능강의, 사이버 강의가 등장하며 온라인 교육이 본격화됐다. 공교육 현장에서도 EBS강의를 활용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전국 학생들이 균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이제는 노량진에 밀집한 각종 고시학원, 토익 학원들도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강의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기반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가 교육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배경이다.
◆2009년 KT '아이폰' 도입, 모바일 혁명 촉발
2009년 11월 KT가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인터넷은 모바일로 급속히 넘어가며 보다 더 깊숙히 삶을 파고들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2010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등장했다. 당시 스마트폰 가입자는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1%에서 2014년 4월 기준으로 3천840만명에 이를 정도가 됐다. 현재 하루에 카카오톡에서 오가는 메시지는 60억건에 달한다.
여기에다 유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무선통신의 발달은 영화를 영화관이 아닌 PC 앞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음악도 '소리바다'와 같은 P2P사이트를 넘어,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된 상태다.
뉴스와 방송 등 미디어를 대하는 방식도 변했다. 종이 신문보다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 뉴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본방사수'는 옛말이 됐다.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79.7%가 인터넷을 통해 TV, 신문, 라디오, 영화, 잡지·서적과 같은 5대 미디어 가운데 적어도 한 개 이상을 이용한다. 이 중에서도 10명 중 7명은(74.%)는 전통적인 미디어에 속하는 신문을 인터넷을 통해 접하고 있다. TV 역시 26.2%는 인터넷을 통해 보는 실정이다.
이러한 미디어 이용 실태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가 경기날에 도드라졌다. 경기가 이른 아침에 진행되면서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 TV가 아닌 PC나 스마트폰·태블릿PC를 이용해 네이버와 다음의 중계를 본 것이다. 그날 네이버는 트래픽이 평소보다 1천600% 증가했다.
인터넷과 방송이 합쳐진 융합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IPTV가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 20년, '안전한 인터넷' 구축해야"
KT는 올해 하반기에 기존보다 10배 바른 기가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고화질(UHD) 기가 TV를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미 KT는 커피숍 '스타벅스'에서 기가급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등 우리의 인터넷 환경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20년 간의 인터넷 발전이 전반부였다면 앞으로의 20년은 후반부로, 인터넷 서비스가 급속도로 발전하며 '인터넷 빅뱅'이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인터넷 사용자도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전 세계에서 인터넷 이용자는 현재 30억명에서 2020년에 40억~50억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농업, 금융, 헬스케어, 교통과 같은 일상생활이 인터넷과 접목돼 새로운 융합 산업이 만들어지는 스마트 신경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20년 동안 지금까지 인터넷이 변화시킨 것보다 더 빠른 속도의 빅뱅이 경제·산업·문화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돼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전달·분석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역시 차기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규모만도 2013년 2조3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30조원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기기의 수는 1조개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길남 박사는 인터넷의 미래에 있어 '안전한 인터넷' 구축을 강조했다.
전 박사는 지난 19일 '대한민국 인터넷 상용화 20주년과 기가 시대'라는 주제의 특별 포럼에서 "인터넷은 목적이 아닌 우리 사회를 도와주기 위해 만든 수단으로, 인터넷 강국을 넘어 인터넷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인터넷 속도와 가입자수와 같은 숫자 놀이가 아닌 '안전한 인터넷'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는 특히 인터넷 보안과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옥션 해킹사건, 하나로텔레콤 고객정보유출사건, 싸이월드 정보유출사건을 비롯해 올해 발생한 금융권 해킹사건에 대한 우려로 보인다.
그는 "심각한 수준인 한국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시장에서도 도움을 요청할 때 인터넷 선진국이 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앱, 인터넷 서비스 등을 걱정없이 믿고 쓸 수 있도록 이동통신 3사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