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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보험산업, 확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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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뢰 높이고 미래 대비 기능 강화

[이혜경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업에 대한 일대 혁신을 추진한다. 소비자 신뢰도는 올리고, 미래 대비 기능은 강화에 나서며 보험산업은 경쟁 촉진, 자산운용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산업의 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혁신 및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법령 개정과 무관한 사항은 즉시 시행하고, 하위법령 개정은 올해안에 완료하는 등 빠르게 추진할 생각이다.

◆보험설계사 이력관리시스템 도입 등

보험의 신뢰 제고를 위해 우선 소비자들이 상품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보험상품 공시를 개선한다. 보험 안내자료는 간소화하고, 복잡한 보험료 지수도 쉽게 바꾸기로 했다.

보험가입 단계에서는 실 소비자가 참고하는 상품설명서, 가입설계서 등 보험 안내자료에 대한 이해도 평가를 실시하고, 단체보험도 가입자(피보험가)가 원하면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을 설명하도록 설명의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험설계사의 모집이력 관리시스템도 도입한다. 설계사별로 모집계약 현황, 불완전판매 현황, 제재 이력 및 모집수당 환수 이력 등을 파악해 보험 모집질서를 건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회사·대리점은 소속 설계사의 모집이력을 보험협회에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협회는 모집이력을 상호 교환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정규모 이상(예 : 500인)의 GA(보험독립대리점)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현장 실태조사와 연구용역 실시 후 부실 대리점 진입 억제 및 실효적 퇴출 방안 등을 담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 강화를 위해 유관 기관간 긴밀한 협업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보험회사에서 금감원, 이어 검찰·경찰로 이어지는 보험사기 인지·조사·수사 과정의 연계 체계를 강화하고 각 단계별 제도개선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보험회사의 보험계약 체결 및 보험급 지급시, 보험사기 연계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보 인프라도 마련키로 했다.

◆휴대폰 보험 같은 제품·서비스 연계 보험 활성화 모색

제품·서비스를 연계한 보험의 활성화도 추진한다. 휴대폰 보험처럼 보험사가 제품·서비스 제공자와 연계해 태블릿PC, 디지털 카메라 및 중고차 등과 관련한 연계 보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의 보험상품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입자에 대한 설명의무 부여, 보상 책임 명확화 등 보험상품 제공자간 역할과 책임은 명확하게 할 계획이다.

제품․서비스 연계보험과 관련해 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단종보험대리점 제도도 도입한다. 예를들어 부동산중개업자가 주택 매매 중개시 주택종합보험 판매,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PC보험(파손시 수리 보장) 판매 등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종보험대리점은 본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본업과 연계된 소수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점을 고려해, 일반 보험대리점에 비해 대리점 등록 요건(자격 시험, 교육 이수 등)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구축도 검토하기로 했다.

◆보험금 지급 불만 해소 강화 추진

보험금 지급관련 불만 해소에도 힘을 쏟는다.

보험금 지급 관련 불공정 보상행위는 엄정히 제재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보험권유 단계에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주요 사례를 안내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금과 관련해 제기한 소송 현황을 정기공시하도록 하고, 계약자 등이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 보험금 지급 현황을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보험의 미래 대비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우선 연금상품의 편의 확대를 위해 연금의 일정 비율은 연금 수령을 의무화하되 나머지는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장애인, 노인장기요양인, 중대질병자 등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이 더 높은 연금액을 받을 수 있는 '비건강인 연금상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고령자 특화 연금상품 개발도 유도한다.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선지급하거나 사망보험금을 적게 설계해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보험상품 출시의 길도 열어준다. 지수형 날씨보험 취급을 허용하고, 거대재난에 대한 보험인수 능력 확충을 위해 캣본드(CAT-BOND) 도입도 검토한다. 캣본드는 보험회사가 정상적 상황에서 사실상 보상이 불가능한 지진, 태풍 등 대재해 손실 위험을 채권화시켜 자본시장 투자자와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환경오염배상책임보험 등 의무 배상책임보험의 확대도 추진한다.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장수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연금판매 금융사가 장수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금, 상품개발 제도를 보완하도록 할 생각이다.

이밖에 연금저축 등 노후상품 가입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강화안 검토,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 및 연금화 유도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유병자용 건강보험, 유배당 상품 활성화 등 추진

보험산업 혁신을 위해서는 보험상품 경쟁촉진과 건전화를 추진한다.

고령자나 유병자를 보장하는 건강보험 등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위험률에 30%까지 안전할증률을 부가할 수 있으나 장래 보험금 예측이 어려운 위험보장은 이를 확대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위험률 할증이 보험료 인상으로만 전가되지 않도록 사후정산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건전한 보험료 경쟁을 유도하고, 금리에 연계한 사업비 체계도 도입, 금리가 하락할 경우 소비자 부담으로만 전가되지 않도록 보험상품의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상품개발 및 심사 기준도 개선해 상품안내의 부실과 불필요한 부험사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유배당 상품 활성화도 추진한다. 계약자와 주주간 이익배분율 변경 이후 유배당 상품은 출시가 거의 중단됐으나 앞으로는 유배당 상품 활성화를 위해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유배당 상품은 지난 2000년에 계약자 지분이 90%, 주주지분은 10%로 조정된 후 출시가 급감했으나 앞으로는 유배당 상품의 계약자와 주주간 이익 배분율을 합리화하고 보험사에 판매 유인요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보험업 자산운용 규제도 완화

보험업에 대한 자산운용 규제도 문턱을 낮춘다.

우선 자산운용 대상과 여력을 확대한다. 국내 사모펀드(PEF)의 외화표시 주식·출자지분 투자를 허용하고, 부채리스크 관리는 지원을 늘린다. 보험사가 운용하는 변액보험, 외화책임준비금에 대해 단순 위험관리 목적의 헷지거래는 파생상품 한도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손익 변동성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비상위험준비금의 경우, 세금충당 목적의 일부금액(이연법인세)은 지급여력금액으로 지속 인정해주고,모든 특별계정 상품판매 초기에는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위해 일반계정의 자금이체를 허용하기로 했다.

투기목적 자금대출 금지규제는 폐지한다. 투기와 투자의 구별이 사실상 어렵고 상품·유가증권 투기만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밖에 보험사의 해외현지 일반 금융업(은행, 증권) 영위를 허용하고, 해외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현지 보험사를 자회사로 소유하려는 경우 신고절차만으로 가능하도록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또 보험사가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경우 신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기존 15%에서 30%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RBC 강화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

보험사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적정한 책임준비금이 적립되도록 표준이율 산출방식을 변경할 방침이다. 자산운용 비중이 높은 채권 수익률의 연계성을 키우고 금리지표를 현행 국고채 10년에서 5년, 10년, 20년 등으로 다원화시켜 표준이율 산출시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보험사의 건전성 기준 지표인 지급여력(RBC) 기준은 강화를 추진하되, 보험사의 과도한 자금조달 부담을 고려해 시행은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시이율(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보험료 적립금 계산시 적용되는 이율)은 조정범위를 공시기준이율의 10%에서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단, 조정범위 확대시 소비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환급금 개선 등 위한 보완 방안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행 부채적정성 평가제도를 점진적으로 보완·강화해 국제회계기준 전면 도입에 미리 대응하도록 할 방침이다. RBC 등 재무건전성 제도개선 로드맵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부작용 차단을 위해 시장규율을 강화하고 상시적인 규제개혁 과제 발굴과 제도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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